Karma7 Life

오랜 친구를 만나면, 아늑하다. 가족같은 친숙한 세계 속에서 서로 모든 생각을 털어놓고 던지고 받고 들으며, 서로에게 맞추어가는 몸짓이 자연스럽게 배어들어있다.

오랜 친구와 놀다가 새로운 친구를 만나면, 조금은 힘이 든다. 모르기 때문에 알아야 하고, 들어야 하고, 그래도 잘 대해 주려던 게 삑사리가 날 수도 있고, 서로 본의 아니게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고, 다시 화해하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들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배려하고 신경쓰고, 서로 맞추어 갈 부분들을 찾아내는 데에는 즐거운 대화 이외에도 약간의 노력이 필요하다. 오랜 친구와의 편안한 만남에 무뎌졌던 '새로운 사람 대하는 법' 이 다시 서서히 눈을 뜬다.

새로운 친구와 놀다가 오랜 친구를 만나면, 정말 편하다. 알기 때문에 편하고, 서로에게 의미있는 말이나 이야기, 추억과 대화 주제, 경험과 생각을 나누기도 한결 편안하고, 본심과 다르게 일어나는 마찰도 없다. 언제나 서로에게 걸린 신뢰감이 굳건하기 때문에 단단한 바위 위에 앉은 듯 안전하고 편안하게. 집에 돌아온 느낌을 준다. 그 소중함을 다시 깨닫게 된다.

새로운 친구는, 내가 쉬느라 감았던 눈을 뜨게 한다. 새로운 사람을 대할 때 천천히 조심스럽게 다가가 악수하는 법을 잊지 않게 만든다. 오랜 친구는, 내가 사람들을 만나느라 지쳤던 몸을 누이고 쉬게 한다. 오랜 사람과의 든든한 유대감 속에서 어떻게 하는 지도 잊어버린 방식으로 손을 내밀면 손을 잡아준다.

좋은 새로운 친구란 참 좋다. 좋은 오랜 친구란 참으로 좋다. 그 두 사람이 참으로 좋은 밤이다.

나의 새로운 좋은 친구에게 약간의 자신감과 격려를, 나의 오랜 좋은 친구에게 언제나처럼 깊은 애정을 바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