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경제 전망 - 조선일보

이전/한해 경제 흐름 2008. 1. 1. 13:25

지난해 최고 수익을 올린 재테크 상품은 주식형 펀드로, 평균 수익률이 41.47%(12월 28일 기준)에 달했다. 만약 작년 초에 우리나라 증시 전망을 좋게 보고 인덱스펀드(주가지수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펀드)에 가입했다면, 연말에 적어도 20%가 넘는 쏠쏠한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반면 계속되는 집값 오름세에 놀라 작년 초에 뒤늦게 내 집 마련을 했다면, 지금쯤 ‘조금 더 기다릴 걸’ 하고 후회하고 있을지 모른다. 정부의 잇단 주택 투기 규제가 맹위를 떨치면서 올 한 해 부동산 투자 수익률은 3%에 그쳤기 때문이다(국민은행 전국 주택 매매가격 기준).

작년 설날 본지 재테크팀은 ‘2007년 한 해 증시는 좋지만 부동산 시장은 불투명하다’라고 재테크 시장을 전망했고, 이 같은 예측은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이를 위해 은행과 보험사, 증권사 등 금융권 대표 PB(프라이빗뱅커·부자 고객의 자산을 운용하는 전문가) 50인의 의견을 들어봤다.

그 결과 응답자의 96%가 올해 유망한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 투자를 꼽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후유증, 중국발(發) 인플레이션 우려, 국내 금리 상승, 고유가 등 국내외 변수들이 워낙 많기 때문에 그 어느 때보다 더 신중하게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당부했다.


◆위험관리에 초점을 맞춰라

지난해 우리나라 증시는 사상 유례없는 호황을 보이며, 전인미답의 코스피지수 2000 시대를 열었다. 글로벌 증시 상승과 기업 이익 호조라는 두 가지 호재 덕분이었다. 외국인이 24조원어치 이상의 주식을 팔아치웠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1800 선(12월 28일 기준)을 지켜냈다.

PB들은 올해에도 이 같은 견고한 증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기업들의 이익 호조가 이어지고 있고, 개인과 연기금 등이 투자 규모를 확대해 유동성 공급이 충분하다는 게 이유다. 신정부의 경제 우선 정책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하리란 지적이다.

그러나 PB들은 지난해만큼 큰 폭의 주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며 눈높이를 낮추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증권 손현준 팀장은 “작년의 좋은 성과가 올해까지 계속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신규 투자자는 조정을 보일 때마다 분할 매수하고, 기존 투자자는 하반기에 시장이 안정을 되찾으면 이익을 실현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안정기 팀장도 “여러 글로벌 악재 때문에 올해 증시는 심한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기대 수익률을 대폭 낮추고 분산 투자로 위험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수년간의 주가 상승에 길들여져 공격적인 펀드 위주로 운용해 왔다면, 포트폴리오를 조정해서 안정적인 펀드를 일부 편입해 보수적으로 운용하라는 지적이다.

해외 펀드의 경우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가 미치지 않는 아시아, 동유럽 등 신흥시장이 추천 지역으로 꼽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의 진원지가 된 미국 및 유럽권은 경제 둔화 우려가 크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외환은행 양재혁 팀장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입을 수 있는 브라질, 러시아 등 자원 부국(富國)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예금과 채권에 눈 돌릴 때

저금리 시대가 계속되면서 예금은 그야말로 천덕꾸러기 신세였다. 그러나 지난해 말 시장 금리가 급등세를 보이고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전문가 50명 중 16명(32%)이 올해는 고금리 예금 가입을 고려해 보라고 권유했다. 시중은행들의 1년 만기 특판예금 금리가 연 6%를 돌파하면서 투자 매력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국민은행 김민규 팀장은 “올해 투자의 핵심은 ‘안전’ 즉 위험 관리라고 할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확정금리형 고금리 예금에 가입해 경제 상황을 지켜보면서 투자형 자산 비중을 서서히 늘려가는 전략도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생명 이상근 팀장은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선 7%대의 안전한 고금리 예금 상품이 등장했다”며 “보수적인 투자자는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은행 예금만큼 안정적이면서 추가로 0.5~1%포인트 수익을 거두고 싶다면, 채권 투자도 고려해 볼 때라는 조언도 나왔다. 우리은행 김해식 팀장은 “고금리 채권을 만기까지 보유하는 전략도 나쁘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시중 금리가 더 오르면 채권 가격이 하락하므로 채권형 펀드 투자는 당분간 여유를 갖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개발 호재 부동산은 상승 가능성

PB들이 내다보는 새해 부동산 시장 기상도는 다소 어두웠다. 응답자 50명 중 45명이 ‘약간 흐림’과 ‘흐림’에 점수를 줬다. 우리은행 박승안 팀장은 “부동산 규제 완화 기대감이 크지만, 기존 정부 정책을 몽땅 뒤엎긴 힘들다”라며 “신정부가 규제를 완화해주면 특정 지역이 반짝 상승할 순 있겠지만 시장 전체가 들썩이진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일부 PB들은 전반적인 시장 상승은 어렵더라도 강남 재건축, 강북 뉴타운, 토지 등 특정 자산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국민은행 김재한 팀장은 “분양가 상한제, 후분양제 등으로 신규 아파트를 인근보다 오히려 싸게 구입할 수도 있다”며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에 나설 만한 적기”라고 말했다. 신한은행 김치홍 팀장은 “올해 수도권에 20조원 이상 풀리는 토지보상금은 부동산에 재투자될 가능성이 높다”며 “수도권 인근, 서해안 지역 등 개발 호재가 있는 곳은 시세가 더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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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경제 트랜드 - 펀드 광풍 . FTA, 불운의 삼성

이전/한해 경제 흐름 2008. 1. 1. 13:02
펀드 투자 열풍에 사로잡힌 투자자들, 국운이 걸린 FTA 협상장의 비화, 악재가 겹친 삼성그룹의 불운, 맞수 기업들의 피 튀기는 생존 경쟁…. 조선일보 경제부·산업부 기자들이 취재 현장의 생생한 뒷얘기를 소개해 온 조선경제 ‘뉴스 블로그’(B3면 고정 코너)도 한 해를 마감하고 있습니다. 화제가 됐던 뉴스 블로그를 간추려 올해 우리 경제를 반추해 봅니다.



◆펀드 투자 열풍

작년엔 부동산이 투자자를 울리고 웃겼다면, 올해는 주식·펀드 투자가 국민 행복지수를 좌우했습니다.

펀드 투자 열풍이 일면서 펀드 상품을 충동 구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 ‘펀드 지름신’(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충동 구매하도록 홀린다는 가상의 신)이란 신조어까지 생겼습니다(6월 27일). 심지어 빚 내서 투자하는 사람이 늘면서 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대출이 급증했고(7월 6일), 증권맨들은 여름 휴가까지 반납한 채 영업에 열중했습니다(8월 4일).

반면 주택시장은 침체를 보였고, 서울 강남권 아파트가 찬밥 신세가 된 반면, 강북 집값은 가파르게 올라 강남·북의 전셋값이 역전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7월 5일).

◆대선 변수의 희비 쌍곡선

대선은 경제계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줄곧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면서 경부대운하 관련 건설주 등 ‘이명박 수혜주’가 부각돼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8월 28일). 반면 이회창 수혜주는 출마설이 나돌면서 급등했다가 정작 출마 선언이 있고 난 뒤엔 급락세를 보여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아라” 라는 증시 격언을 재확인해 주었습니다(11월 8일).

또 2002년 대선 당시 케이블 방송 시청률이 급상승한 덕분에 호황을 누렸던 홈쇼핑 업체들은 이번에도 대선 효과를 단단히 기대했으나, 미지근한 대선 열기 탓에 별 재미를 못 봤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12월 18일).

◆FTA협상 막전 막후

지난 6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고 곧이어 한·EU FTA 협상이 진행되면서 관련 에피소드가 블로그에 자주 등장했습니다.

정부 협상팀이 비밀 유지를 위해 해외 현지 취재 기자단의 호텔을 맘대로 바꿔 기자들을 골탕 먹이는가 하면(3월 19일), 협정문이 새나갈까 봐 국회의원들에게 문서 대신 컴퓨터 모니터로만 열람하게 하는 묘안을 짜내기도 했습니다(4월 20일).

한·EU FTA 협상은 골뱅이(수입 골뱅이의 대부분이 EU산), 동물학대(개 도살 금지) 등이 의제로 다뤄지면서 ‘골뱅이 FTA’, ‘개고기 FTA’라는 별칭을 얻었습니다(6월 26일, 7월 18일).

또 한글, 영어로만 작성했던 한미 FTA 협정문과 달리 한·EU FTA는 총 24개 언어로 협정문을 작성해야 돼 실무자들이 난감해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습니다(7월 26일).

◆불운 겹친 삼성그룹

삼성그룹에게 2007년은 악몽의 해였습니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의 정전 사태,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 삼성중공업 선박이 관련된 서해 기름 유출 사고가 잇따라 터졌습니다.

이 때문에 삼성은 내년 시무식을 생략하고 당초 연말로 예정했던 임원 인사를 내년으로 미뤘고(12월 26일), 연말 성금기탁과 봉사활동도 외부에 알리지 않는 등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습니다(12월 17일).

◆피 튀기는 맞수 경쟁

라이벌 기업의 신경전은 어느 해보다 날카로웠습니다. GM대우·㈜대우자동차판매 임직원들은 경쟁사인 현대차의 쏘나타 모형을 발로 밟으며 ‘타도 현대차’를 외쳤습니다(1월 22일). 통신업계에선 SK텔레콤 하도급업체 직원이 경쟁사인 KTF의 기지국에 침입해 장비를 훼손하는 사건이 벌어졌습니다(4월 16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 항공사 설립, 파리노선 운항권, 수송인원 통계 등을 둘러싸고 사사건건 대립했고(11월 28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해외 전시회에서 서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비방전을 펼쳤습니다(1월 10일).

◆소비 트렌드의 변화

40대 이상 중장년층이 두꺼워지면서 40대의 청바지 소비가 20대와 비슷해졌고(10월 12일), 가난한 신세대 부부가 증가하면서 유아용품 매장의 주 고객이 부모 세대에서 여유자금이 많은 할아버지·할머니 세대로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3월 8일). 또 해외 구매 대행 업체의 등장 으로 국내에서 미국·유럽 백화점의 할인 상품을 구입하는 쇼핑이 새로운 유행으로 자리잡았습니다(12월 21일). 또 원화 강세 덕에 해외 여행 비용이 줄어들면서 초호화판 크루즈 여행족이 급증하고 있다는 소식도 화제가 됐습니다(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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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10대 히트 상품>

이전/한해 경제 흐름 2007. 12. 30. 09:28


1.UCC : 네티즌이 직접 제작 또는 편집한 콘텐츠
2.차이나 펀드 : 중국에 투자하는 간접금융상품
3.국가대표 틴스타(김연아,박태환) : 피겨 스케이팅, 수영의 세계적 스타
4.사극(대조영,태왕사신기) : 이상적인 지도자상을 그린 역사극
5.종합자산관리계좌(CMA) : 수시입출금이 가능한 실적배당 금융상품
6.무한도전 :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표방한 MBC 오락 프로그램
7.옥수수수염차 : 전통한방 기능성 차음료
8.원더걸스 : 복고풍 여성 5인조 댄스그룹
9.BB(Blemish Balm) 크림 : 피부의 결점을 보완하기 위한 기능성 화장품
10.와인 : 와인문화의 대중화


미국의 경우에는 비즈니스위크가 2007년 히트상품을 선정한 것이 있네요.
애플 아이폰,
아우디 R8,
브라운 면도기(Pulsonic System),
BMW 3시리즈,
에어버스 A380 비행기,
 델 20인치 데스크톱,
Exubera(당뇨병 치료제),
 게이트웨이 LCD 모니터,
Halo 3(MS게임),
IAC 빌딩이 그것입니다

일본의 경우, '日經트렌디'가 2007년 히트상품으로
닌텐도Wii,
 빌리즈 부트 캠프(DVD),
동영상 공유,
키드제니아 도쿄(체험관),
크록스(플라스틱 샌들),
미야자키현,
친환경 패션가방,
AXE(남성용 화장품),
크리스피크림 도넛,
'천의 바람이 되어'(노래)를 선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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