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전한 팀장의 조건

[2008년 4월 11일 금요일]
온전한 팀장의 조건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4.11)

유능한 팀장은 천리 밖에서건 바로 코앞에서건, 어디에서 보든 모든 관망 방식에 능한 사람이다. 자기가 속한 부서를 초월하여 사업이 돌아가는 방식을 아는 것을 당연한 임무로 여기는 사람들이다.

일상적인 업무에 관한 미시적인 관점에서는 물론, 상당한 거리를 두고 보는 거시적 관점에서도 일이 돌아가는 사정을 이해하고 있는 팀장들은, 한 영역에서의 의사 결정이 다른 영역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훤히 그림을 그리고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들은 이러한 지식을 업무에 활용하여 일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방법을 안다는 점이다.







'온전한 사람'이 되기가 어렵듯이, '온전한 팀장'이 되기도 쉽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상반되는 듯한 덕목들을 동시에 갖춰야할 때가 많기 때문입니다.

팀장이나 리더는 자신의 업무, 자기 팀의 일에서 전문성과 성과를 더욱 높여야하면서 동시에 회사 전체 업무에 대한 이해도 갖춰야 합니다. 미시적인 시각은 물론 거시적인 안목에서 일들을 바라 보아야 하지요. 질과 양 모두를, 부하직원과 회사목표 모두를 살펴야 합니다. 팀장들이 거시적인 안목에서 일을 바라보지 못하는 회사에는 미래가 없지요.

이런 측면에서 온전한 팀장이 되기 위해, 저자가 제시한 '팀장이 알아야하는 8가지' 를 점검해보는 것도 좋아보입니다.

1.회사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가
2.고객은 어떻게 돈을 버는가
3.시장을 이해한다는 것이 고객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4.경쟁사는 우리 고객들과 어떻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5.고객과의 관계를 넘어 업계 전반을 이해하고 있는가
6.왜 다양한 차원에서 고객과의 관계를 다져야 하는가
7.회사의 다른 영역들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가
8.당신 자신은, 그리고 부하 직원들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많은 직장인들이 자신이 맡고 있는 분야 이외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상태에서 일을 합니다. 이유는 많지요. 내 일을 처리하기도 바쁜데 남의 일까지 신경 쓸 시간이 어디 있나...
하지만 저자는 사다리를 만드는 회사에서 근무한다면 사다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아야 하고, 경영 컨설팅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면 회사가 어떻게 고객을 유치하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지요. 리더가 되려면 회사가 어떻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고 있는지 그 프로세스를 알고,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회사의 다른 기능, 다른 부분들을 이해할 때 팀장은 실질적인 성과를 더욱 많이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야하고, 손에 흙을 묻혀야겠지요.

그래서 좋은 팀장, 좋은 리더가 되기가 쉽지 않은 것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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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시의 리더십과 질문의 리더십

지시의 리더십과 질문의 리더십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5.23)

위대한 질문은 사심이 없고 똑똑함을 자랑하지도 않으며 자기만족도 없다. 상대방을 격려하고
 통찰력이 있고 도전적이다. 또한 공손하고 일체감을 준다.

위대한 질문은 성찰과 학습이 최대치가 될 때를 기다린다. 궁금한 것이 많은 리더는 회의 자료,
의제, 논의할 실천 과제가 없는 비공식 모임을 잘 활용한다. 그는 직원의 역량이 강화되는 질문을
 바로 꺼낸다.
"생각하고 있는 게 뭐죠? 그것에 대해 말해주겠습니까?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주세요.
진짜 걱정거리가 뭐예요?"







'지시의 리더십'. 많은 리더들의 모습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직원들의 말을 경청하지 않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지시만 합니다.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바로 감정적인 질책을 합니다.
"이번 일은 왜 이 모양입니까?"
"이 정도밖에 못합니까?"
그러곤 뒤돌아서 한탄만 하지요.

직원들은 직원들대로 위축되고 힘만 듭니다. 직원들의 방어적인 태도 속에서 조직은 성과가 나지
 않습니다.

반면에 '질문의 리더십'도 있습니다. 좋은 리더들의 모습입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묻는 개방적인
 질문들."프로젝트는 잘 되고 있습니까?"
"목표 달성을 위해 무엇이 필요합니까? 지원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요?"

좋은 질문에는 감정이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자기 위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상대를 격려하기 위한
 질문입니다. 겸손함도 배어 있지요.

이런 리더와 함께 하는 직원들은 위축되지 않습니다. 새로운 아이디어, 창의적인 방안들이 자연스레
 나오고 그것은 성과로 이어집니다.

1."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은 없나요?"
2."당신은 어떻게 하겠습니까?"
3."다른 사람이라면 어떻게 할까요?"
저자가 소개한 3가지 좋은 질문들의 사례입니다.

좋은 리더라면 '지시의 리더십'이 아니라 '질문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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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버거 빵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낀 맥도날드의 레이크록

햄버거 빵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낀 맥도날드의 레이크록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5.14)

햄버거 빵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기 위해서는 남다른 마음가짐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빵의 부드러운 실루엣과 구조를 보고 우아함을 발견하는 것과 파리 목 주위의 잔털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은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리고 나비 날개의 결과 색을 감상하는 경우와 무슨 차이가 있는가?

하지만 그런 미묘한 차이는 맥도날드 사람이 아니면 알 수가 없다. 맥도날드에게 있어서 빵은 삶의 동반자인 것이다. 그러한 인식을 가져야만 이스트로 부풀린 밀가루 덩어리를 보면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연구 대상으로 느낄 수 있다.







내가 '업'(業)으로 삼고 있는 대상. 그 대상에 대해 아름다움을 느끼고 계십니까? 가끔은 시선을 멈추고 한동안 응시하며 마음으로부터 소중하고 사랑스러운 감정이 생겨나는 것을 느끼십니까?
그 대상은 내가 만들거나 정비하는 자동차일 수도 있고, 인터넷 사이트일 수도 있으며 가르치는 아이들이나 연주하는 피아노, 만드는 붕어빵일 수도 있겠지요.

52세에 시작해 맥도날드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든 레이크록. 그는 단지 '이스트로 부풀린 밀가루 덩어리'에서 아름다움을 느꼈습니다. 빵의 실루엣을 지긋이 응시하며 그것에서 우아함을 느낀 겁니다. '삶의 동반자'인 햄버거 빵에 대한 남다른 마음가짐이었습니다.

맥도날드가 햄버거 빵을 그저 '밀가루 덩어리'로 생각하고 그렇게 하찮게 취급했다면 지금처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는 힘들었을 겁니다.
'햄버거 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고 그것에 감동하고, 그 '삶의 동반자'에 반해 개선점을 연구했기에 고객의 사랑을 그토록 받을 수 있었겠지요.

레이크록이 햄버거 빵에서 아름다움을 느꼈듯이, 우리도 우리의 업(業)에서 아름다음을 찾고 감동을 느끼며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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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과 정석의 중요성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스몰볼, 빅볼... 기본과 정석의 중요성
(예병일의 경제노트, 2008.4.10)

일본 야구의 특징은 '스몰볼'이다. 교과서적인 중계 플레이, 주자를 한 베이스 진루시키기 위한 작전, 발로 하는 야구 등이 주요 특징이다. 지난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일본이 우승할 때 오 사다하루(왕정치) 감독이 표방한 야구도 '스몰볼'이었다.

하지만 다른 일본 팀에 비해 요미우리 자이언츠는 지금까지 슬러거의 홈런 한 방에 많이 의존했다. 쉽게 말해 '빅볼'의 팀이다.

'이승엽의 요미우리…'스몰볼'이 없다' 중에서 (프레시안, 2008.4.4)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기본'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탄탄한 기본이 바탕이 되어주어야지요.
이 기본이 갖춰진 뒤에야, 정교한 기교도, 강한 힘도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기본이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기교나 힘은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개인도 그렇지만 조직의 구성에서도 기본을 받쳐주는 팀원과 큰 일을 해내는 팀원이 조화롭게 함께 있어야 강력한 조직이 될 수 있을 겁니다.

요즘 이승엽 선수와 그가 속한 요미우리 자이언츠가 많이 부진합니다. 이승엽의 팬이신 제 어머님께서도 케이블TV를 시청하시면서 많이 안타까와하고 계시지요. 물론 노력하고 있을테니 시간이 지나면 다시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요미우리의 부진과 관련해 흥미로운 해석이 있더군요. 요미우리가 전형적인 일본야구와는 달리, 슬러거의 홈런 한 방에 많이 의존하는 '빅볼'의 팀인 것이 부진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겁니다.

일본 야구의 특징은 '스몰볼'이라고 합니다. 교과서적인 중계 플레이, 주자를 한 베이스 진루시키기 위한 작전, 발로 하는 야구... '정석'에 충실한 야구라는 얘길 겁니다.
그런데 현재의 요미우리의 타자들은 전형적인 '빅볼' 선수들입니다. 타자 개개인을 보면 최고들이지만 스몰볼, 즉 정석 플레이를 충실히 할 만한 선수가 별로 없다는 겁니다.
1번 타자인 다카하시도 원래는 4번 타자 출신이지요. 출루율이 높고 발이 빨라야한다는 야구의 정석과는 달리 홈런 타자가 1번에 포진해 있는 겁니다. 그러고 보니 오가사와라, 이승엽, 라미레스, 아베 등은 모두 4번 타자형 선수들입니다.
이 거포들이 잘해줄 때야 게임이 시원시원하게 잘 풀리지만, 이들이 매번 홈런을 칠 수는 없는 노릇이지요. 이들이 부진할 때는 '정석'에 충실한, 작지만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들이 커버해주어야 하는데,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필자인 이종성 기자는 일본 야구를 경험하고 온 선동렬 감독이 삼성의 감독으로 취임하면서 한 이야기를 전해줍니다. "삼성은 성격을 바꿔야 산다. 홈런을 빵빵 때려서 하는 야구로는 승리할 수 없다." 같은 맥락이지요. 전투가 아니라 전쟁에서 이기려면, 한 두 경기가 아니라 리그우승을 차지하려면 기본과 정석이 더 중요하다는 얘길 겁니다.

필자가 예로 든 영국 축구의 에피소드도 인상적입니다. 1966년 월드컵을 앞두고 잉글랜드의 알프 램지 감독은 잭 찰튼을 대표팀 선수로 뽑았습니다. 그의 동생인 보비 찰튼은 잉글랜드를 대표하는 스트라이커였지만, 잭 찰튼은 실력이 안 된다는 게 영국 축구계의 일반적 시각이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램지 감독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잭을 대표팀에 뽑은 이유는 그의 개인기술 때문이 아니다. 잉글랜드 팀을 조화롭게 하기 위해 우리는 잭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잭 찰튼은 다른 수비수들을 도와가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는 투지로 넘쳐났고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아는 선수였습니다. 자신만이 '최고'라고 생각하던 스타 선수들이 갖추지 못한 장점을 그는 갖추고 있었던 것입니다.
팀의 구성을 이렇게 조화롭게 짠 감독의 현명함이 팀을 우승으로 이끈 셈이지요.

한 두 번의 국지적인 전투가 아닌 전쟁에서 이기려면, 무엇보다 '기본'과 '정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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