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가 있다고 치자. 밤새 주차장에 서 있던 자동차들이 동이 트면서 한 대씩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아침에 아파트단지를 나오는 차들을 관찰하면 재미있는 법칙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고급 승용차일수록 이른 시간에 아파트를 빠져 나온다는 것이다. 이 같은 관찰은 상대적으로 돈이 많고 출세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일본에서 주목을 받았던 책 아침형 인간(한스미디어 펴냄)이 국내에서 출간 됐다. 의사이자 컨설턴트인 사이쇼 히로시는 책에서 아침을 지배하는 사람이 인생을 지배한다고 역설한다. 그의 주장은 단순한 주장이 아니라 과학적인 근거와 사례를 바탕으로 한다.
인간의 신체는 수백만 년 동안 해가 지면 자고 해가 뜨면 일어나는 것에 맞춰 졌다. 그러나 일과 유흥 때문에 인간들은 점점 야행성이 되어 가고 있다. 이 같은 야행성 습관은 인간의 몸과 정신을 파괴했고 아침을 빼앗아 갔다. 인류가 이룩한 문명은 밤을 정복했지만 인간의 신체리듬은 아직 밤을 극복하지 못했다 . 건강하게 장수하는 사람 중에 야행성 체질을 가진 사람은 드물다.
몽롱한 정신과 피로가 가시지 않은 몸으로 허둥대는 사람과 대자연의 여명과 더불어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을 비교해 보자. 당연히 후자가 인생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체온이 떨어져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사람의 체온은 밤 11시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새벽 2~4시 사이에 최저가 되고 새벽 5시를 전후해 다시 올라가 기 시작한다.
따라서 11시에 잠들어서 5시에 일어나는 습관이 숙면에 가장 도움을 준다. 그 외의 시간에는 잠을 자도 숙면을 취하기가 힘들다. 새벽 1~2시 에 잠이 들어 아침 8시쯤 간신히 일어나는 습관은 신체리듬에 정면으로 배치된다.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과학적 근거는 이 외에도 많다. 인간의 두뇌가 가장 명석해지는 시각은 오전 6시부터 8시까지다. 이 시간의 집중력이나 판단력은 낮시간의 3배다.
오랫동안 끌어온 고민이나 당장 내려야 하는 결단을 이 때 내 리면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새벽 5시에 일어나서 6~8시를 맑은 정신으로 보내는 사람과 8시쯤 이부자리에서 일어나는 사람의 생산력은 큰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수면시간은 짝수로 하는 것이 좋다. 사람의 수면은 대략 2시간 간격의 사이클로 이루어진다. 얕은 잠에서 시작해 깊은 잠에 빠졌다가 다시 얕은 잠으로 돌아오는 주기를 2시간마다 반복한다. 따라서 한 주기가 다 끝나기 전에 일어나면 몸이 개운하지 않다. 따라서 한 주기가 끝나는 짝수로 수면시간을 설정하는 것이 좋다.
아침에 일을 하는 건 인간의 오랜 질서였다. 어느 나라를 막론하고 궁궐에서 일하는 시간은 대개 오전이었다. 신하들은 아침 일찍 궁궐에 들어와 일을 했고 오후시간은 집으로 돌아가 손님을 맞이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낸 다음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이렇게 유지돼오던 오랜 습관이 전기의 발명, 유흥문화의 발전과 함께 비틀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저자는 아침형 인간은 어느 조직에서든 빛이 난다고 말한다.
탁월한 판단력과 집중력이 그 사람을 빛나게 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아침형 인간이 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은 다음과 같다.
* 아무리 밤이 즐거워도 아침과 바꾸지 마라.
* 아침에 할 일을 만들고, 아침 산책을 꼭 하라
* 습관적인 야근, 상습적인 음주를 벗어나라.
- 저녁 술자리는 1차로 끝내라.
* 건강하고 장수하는 CEO 중 야행성은 없다는 걸 명심하라
* 수면시간은 밤 11시부터 새벽 5시까지가 좋다
* 아침 식사는 되도록 풍성하게 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