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소주 한잔 하시죠>

밀린 책 읽기를 집중적으로 하고 있는 중에 만난 책이 <사장님, 소주 한잔 하시죠>입니다.
한국경제신문을 읽고 있는 독자로서 걸출한 업적을 만든 CEO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를 재미있게 읽어왔기 때문에 큰 기대감을 갖고 책 읽기를 시작하였습니다.
진솔한 인터뷰에는 한 인간의 삶의 모습이 그대로 녹어 있습니다.
1979년 스물일곱의 나이로 직원 6명의 삼영기계(현 S&Tc)를 창업하여 28년만에
총매출 1조 6천억원에 달하는 S&T그룹의 최평규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아, 인생은 이렇게도 살 수 있구나'라는 그런 동감을 많이 느낀 글이었습니다.

#1. 1980년 1월 20일, 미국에서 수입한 기계의 통관을 마치고 기계를 트레일러에
싣고 추풍령을 넘어서 돼지 국밥으로 점심을 먹는데 눈물이 나더라. 사업이 잘 될지
걱정도 되고...
실은 17평 아파트를 300만원에 팔고 아버지, 형님, 매형. 이렇게
세 분의 집을 은행에 담보 잡아 LC(신용장)을 열어 기계를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때
들여온 기계는 관세를 포함해서 9천만원쯤 됐다. 정말 큰 돈이었다.
(=> 인생에는 이런 결정적인 순간들이 있습니다. 전부를 걸어야 할 때 말입니다.
'눈물이 나더라.' 그 대목을 읽으면서 아마도 자신의 손을 무엇인가를 일구어낸
사람들이라면 안정된 삶을 버리고 불확실함으로 가득찬 사업 세계에 첫발을 내디딜
그 순간을 영원히 잊을 수가 없을 것입니다.)

#2. 창업할 때 내 나이 스물 일곱이었다.
열심히 하다 보니 사업한지 1년 만에 은행 빚을 다 갚았다.
그런데 창업하고 3~4년쯤 지나 위기가 찾아왔다. 공장에 화재가 난 것이었다.
기계가 홀랑 타버렸다. 한참 돈 벌 때였다. 그러나 그게 약이 됐다.
불에 탄 기계를 다 뜯어봤는데, 별게 아니더라.
그래서 특허에 안 걸리도록 내가 직접 기계 석 대를 만들었다.
성능이 비슷해 매출이 세 배가 됐다.
전화위복인 셈이다. 인생이 다 그렇다.
(=>인생이 그렇지요. 그런 타격을 받았을 때 그냥 넘어져서 포기해 버리면
다시 재기하기 힘들지요. 재기 여부는 상황이나 환경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결국 자신이 최종 심판자가 되지요. 일어설 것인가, 말 것인가는 결국 자신이 결정한다는
말입니다.)

#3. 1996년까지 매출이 150억 원까지 커졌는데 또 문제가 생겼다.
한국중공업이 우리한테 납품받던 제품을 직접 제작하겠다며 주문을 갑자기 끊어버린
거였다. 2~3개월 고민하다 미국에 갔다. 먹고살 길을 찾아야 하니까 말이다.
미국의 세계적인 보일러 회사인 CE라는 곳에가서 물건 좀 사달라고 하니까
의외로 평가가 좋았다. 1997년부터 해외 수주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게다가 외환위기가 닥쳐 800원 하던 환율이 1천 600원까지 오르니 매출이 더 급증했다.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왔다.
난 운이 좀 따르는 것 같다. 눈에 보이진 않지만 이상하게도...
(=>운, 정말 중요하지요. 운명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움직여 다니는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스스로 운명을 만든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섭리'라는 것이 있습니다. 삶에는 말입니다. 결정적인 위기의 순간에 도움의 손길이
주어지는 그런 경험을 하신 분들도 꽤 계실 것입니다.)

#4. 강점 1: 난 엔지니어 출신인데 재무도 좀 안다.
28년간 기업하면서 세무조사를 얼마나 많이 받았겠나.
세무조사를 받으려면 재무 공부 안 하면 안 된다. (웃음) 죽으나 사나 재무 공부했다.
그래서 중소기업이 재미있는 거다. 사장이 생산부터 재무까지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최 회장은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독학으로 회계 재무지식을 익혔다.

"분식회계가 없다는 전제 아래 어느 기업이든 재무제표를 보면 이 회사는 얼마짜리 인지
바로 나옵니다. 그게 거의 80~90 퍼센트는 맞지요."
(=> 이렇게 열심히 한 공부가 훗날 최평규 회장이 매수합병을 통해서 기업을
키우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이라면 확실히 익히기 위해
늘 열심히 배워두어야 합니다. 언제 그것이 자기 자신을 위한 핵심병기로 기여할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5. 강점 2: 쑥스러운 얘기지만 외국어도 좀 한다.
일본어는 일본 연수를 했으니까 좀 하고, 영어는 정식으로 배운 게 고등학교 때 배운 게
다지만 비즈니스하면서 하니까 영어가 되더라. 내가 영어를 못하면 수주를 못하니까
절박한 거였다.
한때는 어떤 영어 문장을 외워서 수주 협상할 때 그대로 사용한 적도 있다.
(=> 절박해야 무엇이든 배울 수 있지요.)

#6. 강점 3: 솔직히 체계적으로 경영을 배운 적이 없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알 것 같다. 경영의 기본은 현장에 있다는 점이다.
난 진짜 몸으로 느끼는 현장경영을 하려고 한다. 매일 현장을 많이 돌아다니는 거다.
그러나 직원들 얘기를 듣고 애로사항을 빨리 개선해준다.
'생각 즉시 행동하자'는 게 나의 행동철학이다.

(=> 미적거리지 말고 너무 고민하지 말고 꼭 해야 하는 것이라면, Do It Now!)

#7. 강점 4: 그리고 나는 모든 걸 긍정적으로 본다.
이거 어렵다, 이거 왜 이리 골치 아프냐고 생각하면 아무것도 해결 안 된다.
해결되겠지, 분명히 해결된다.
그러면 해결된다.
많은 사람들은 우리나라 미래가 위험하다고 걱정한다.
맞는 얘기다. 하지만 난 우리가 정상적으로 가고 있다고 보려고 한다.
다른 나라와 비겨해봐도 우리 국민성은 평범한 수준을 넘는다.
근면하다. 그러면 앞으로도 먹고사는 건 잘될 것이다.
-출처: 손성태 외, <사장님, 소주 한잔 하시요>, 한국경제신문, pp.220-225.

'stage5 - 논고 > 공병호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명한 선택  (0) 2008.06.16
인생의 조언  (0) 2008.06.16
'리마커블'전략 10가지  (0) 2008.05.12
시간 레베러지  (0) 2008.05.10
시각 문화가 세상을 사로잡다  (0) 2007.03.25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