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의 관심사는 크게 3가지다. 돈과 건강, 그리고 자녀교육이 그것이다. 그런데 돈과 건강은 자기 뜻대로 통제할 수 있지만, 자녀교육은 자기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부자들은 자녀교육을 위해서라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부자들의 자녀교육은 6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첫째 여유다.
부모가 성공해 지금 삶에 불만이 없으면 자녀는 ‘인생의 유일한 걱정거리’가 된다. 현재 삶이 어렵고 부자가 되고 싶은 욕구가 강한 부모일수록 아이를 ‘인생의 유일한 희망’으로 보는 것과 크게 다르다. 자녀교육에 대해서도 부자들은 일반인보다 한층 여유가 있다. 부자들은 ‘뒷도(빽도)’만 아니면 되지만 일반인들은 반드시 ‘모나 윷’이 나오길 갈망한다. 의사 아빠는 앞으로 의료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니 아이들은 다른 유망한 것을 시켰으면 좋겠다고 하고, 의사가 아닌 집은 '우리 애는 꼭 의사 시켜야겠다'고 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둘째, 부자들에게 교육비는 전체 생활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극히 미미하다.
부자들은 대학입시라는 ‘사교육 전쟁’에서 많은 총알을 갖고 있어 승리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서울 강남 학원의 한 과목은 수강료는 한달에 25만원 정도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등 4과목을 들으면 100만원이 들어간다. 월 소득이 300만~400만원인 사람에게 100만원은 엄청난 부담이지만, 재산이 수십억원인 부자들에게 100만원은 그다지 부담이 아니다. 부자들은 학원 외에 면접과외와 국-영-수 및 논술 과외 등도 시킬 여유가 된다. 자녀를 ‘유일한 희망’으로 여기며 자녀 입시에 ‘올인’하고 있는 중산층이 부자를 이기기 힘든 게임이 바로 한국의 입시교육의 현주소다.
셋째 영어공부를 위해 자녀를 해외로 보낸다.
부자들은 자녀가 초등학교나 중학교 저학년 때 몇 년 동안 해외로 보내 교육시킨다. 국내에서 일주일에 2번 2시간씩 영어학원을 다니는 것과 1년 이상 영어가 모국어인 나라에서 사는 것의 차이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캐나다나 미국, 영국에 가있는 동안 다시 한국에 돌아가면 수학 과목이 뒤처질 수 있다는 것도 잘 알기에 외국에서 수학 등의 과목을 과외 받는다. 자녀 한 명당 1년 유학비가 5000만~1억원이나 되기 때문에 중견 기업 차-부장의 연봉으로는 언감생심이다.
넷째 맞춤컨설팅이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의 “미시경제학”에는 교육서비스를 위치재(positional goods)로 분류하고 있다. 위치재란 다른 사람이 소비한 것과의 상대적인 차이로 가치가 결정되는 상품이다. 남들이 다 받는 것을 똑같이 받는 것은 별 의미가 없고, 뭔가 차별적인 것을 더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자들은 대부분 ‘경험적 경제학자’인 것처럼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어도 교육이 위치재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 부자들은 자녀교육에도 차별적인 서비스를 원한다. 교육시장에서 최근에 ‘맞춤형 컨설팅’이 도입돼 ‘우리 아이 하나만을 위한 전략과 전술’을 요구하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학원도 대형학원 보다는 소규모의 팀 단위로 움직이는 학원을 선호한다.
다섯째 전문직형 부자일수록 학벌에 집착한다.
자수성가형 부자들은 자신이 학벌을 이용해 돈을 번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자녀들이 ‘세상을 읽는 법’을 터득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사, 변호사 등 자신이 공부를 잘해서 현재의 부를 창출한 전문직형 부자들은 여전히 학벌에 집착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들이 명문대를 나와 성공했고, 고시를 통한 신분상승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에서도 대치동이 압구정동이나 방배동보다 교육열이 높은 것도 경제적 상류층을 꿈꾸며 자녀 교육에 ‘올인’하고 있는 중산층과 학벌을 중시하는 전문직형 부자들이 혼재해 있기 때문이다.
여섯째 포트폴리오 변환을 언제든지 염두에 두고 있다.
부자들은 정보에 민감하고, 결정이 빠르다. 주식, 부동산, 채권 등에서처럼 자녀교육에서도 평소에 정보를 수집하고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를 바꾼다. 가장 걸림돌인 경제적인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다. 중학교 때까지는 국내 명문대학을 진학시키려고 준비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면 바로 해외유학으로 전환한다. 중산층 이하에게는 서울에 있는 대학진학이 유일한 길이다. 하지만 부자들에게는 서울에 있는 대학진학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중국 등에서 아이의 장래에 유리한 쪽으로 선택할 수 있는 대안 중의 하나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