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시간에 대한 나의 생각
아래 글을 읽고 넘 부끄러웠습니다
반성을 하면서 저 자신의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반성하겠습니다
시간에 대한 나의 생각 - 자기혁신프로젝트
자기혁신프로젝트님이 쓴 글인데 함께 읽어보고 싶어 메일로 보냅니다
글쓴이 : 자기혁신프로젝트
내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집안 사정으로 인해 곧바로 대학진학을 하지 못하고,
부산 근교의 한 전자 부품공장에서 일했을때가 있었다.
집에서 출퇴근만 4시간이 걸리던 그곳에서의 생활은 내 인생에서 가장 암울했던 시기 였음과
동시에 시간관리에 대한 강력한 모티브(Motive)를 제공했던 곳이기도 했다.
집이 부산이던 나는 그 공장이 있던 양산까지 가려면, 새벽 5시에 일어나야 했다.
잠이 덜깬 상태에서 부랴부랴 씻고 대충 냉장고에서 이것저것 꺼내 먹고나면 벌써
5시30분이 지나간다. 이쯤되면 서서히 초조해 지기 시작한다.
회사버스가 사직구장 앞에서 6시10분에 출발하므로, 우리집에서 사직으로 가는 첫차를
항상 타야만했다. 불이 꺼진 조용한 집 현관을 살금 살금 빠져나와 아파트 계단에
내려서면 나는 항상 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면 6시5분.
다른사람들은 잠에서 깨지도 않을 시간에 나의 치열한 하루는 벌써 시작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사직구장으로 향하는 버스안은 몇몇 사람들의 꾸벅대는 고개짓 말고는
너무나 적막하고, 조용하다. 삶의 무게를 부지런함으로 감당해 보려는 사람들의 힘겨운
몸짓들로 가득한 아침버스의 풍경을 나는 좋아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그런 부류가 되기
싫어서 그들처럼 졸지 않았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때의 나에게는 '새벽은 가난한 자들의 것' 이었다.
그리고 그런'가난한 자들의 새벽'에 내가 깨어 있음이 항상 수치스럽고, 자존심이 상했었다.
하지만,이제와서 생각해 보면 그때 약 1년간의 '가난한 자들의 새벽'을 보는 습관은, 내가
평생을 두고 쌓아온 여러가지 습관들 중 가장 좋은 것이라 생각된다.
그렇게 회사버스에 오르면 장장 1시간 반가량을 내달려야 공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시간에 잠을 잔다. 버스가 출발한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버스기사님
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잠에 빠져 든다. 삶의 무게가 그만큼 무거웠으리라...
하지만 나는 잠을 자지 않았다. 그 2시간 가량이 하루중에 내가 내 의지대로 설계하고,
설계한 대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가난한 자들의 새벽'을 넘어서 '삶의 무게로 인한 나른한 아침' 은 나에게는 가장
다이나믹하고 희망적인 시간이었다.
나는 그 버스안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었고 , 글을 쓰고 편지를 썼다.
영어단어를 외우고, 가족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 했으며, 월급을 지출할 계획을 메모했다.
용돈기입장(월급은 부모님께 모두 드리고 용돈을 타서 쓰던 시절이었다)을 정리 했으며,
그 기록들을 보며 한숨쉬기도 했다. 그리고 반성도 했다.
그리고 때로는,
덜컹거리는 출근 버스에서 창가쪽에 앉아 나른한 아침을 꾸벅거림으로 맞이하는
친구녀석.(그녀석은 버르를 타자마자 잠들었지만, 항상 창가를 고집하곤 했다.)의
머리 뒷편으로 펼쳐지는 부산외곽의 산과 들, 푸른 아침의 상쾌한 하늘을
즐겼다.
봄이 오는 자연의 푸르름과 새벽이 어슴푸레 밝아오는 여명의 순간은
오로지 '깨어 있는 나'만을 위한 것이었다. 나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시간 이었고,
앞으로 9시간이 넘게 줄곧 제자리에 서서 전자부품을 조립해야 하는 나의 모습과는 다른
환상과 희망으로 가득찬 나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단지 '깨어 있다는 것' 만으로...
하지만, 나의 2시간 보다 절실함으로 따지면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의 절실하고 절박한
시간이 있었다. 이때의 나는 이 시간과는 그 무엇도 바꾸지 않았을 것이다.
이 시간은 나를 비롯한 모든 공장사람들(물론 대부분의 라인근무자)에게 절대 타협할 수 없
는 순간 이었으며, 이 시간을 침해 하거나 간섭하는 것은 전쟁을 선포하는 것이나 마찬가지
라 여겨지는 시간이 있었다.
'쉬는시간 10분'
아침 8시에 공장에 도착하면, 조회하고 8시30분 이나 9시 부터(새로운 제품을 조립하게 될
때는 라인의 세팅을 바꾸는 시간이 조금 걸린다.) 일이 시작된다.
2시간을 일하면 '10분'을 쉰다. 그리고 또 2시간을 일하면 점심시간 '40분' 이 주어진다.
오후조회를 마치고, 오후 2시부터 오후일과를 시작하면 또 2시간을 일하고'10분'을 쉰다.
그리고 나머지 2시간을 일하면 퇴근을 할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날들은 퇴근시간에
간단한 저녁-주로라면-을 먹고 잔업을 했지만)
잔업이 없는 날에도 작업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리면,
컨베어 벨트에 널려있는 조립품들을 정리하고 자신이 사용하던 스크류와 에어 드라이버등을
정리한다. 청소용구함에서 빗자루와 물걸레를 누군가가 내어 오면, 말없이 서로 나누어
가지고 빠르고 정확한 청소를 시작한다.퇴근시간을 앞당길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청소는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이루어 진다. 그리고 각 조장들 단위의 간단한 조회를 마치면
7시30에 대기하고 있는 퇴근 버스에 오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막히지 않으면 9시30분
정도에는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씻는둥 마는둥하고는 가족들과 이야기할 틈도 없이
10시 안에는 잠이 들어야 한다. 내일도 '가난한 자들의 새벽'에 깨어있는 수모를 맛봐야
하므로... 하지만 그것마저 없으면, 나는 '돈'을 만질 수 없으므로...
이런 나에게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번씩 주어지는 '10분'은 정말 절실했다.
가끔 쉬는시간이 다가올때 배가 아프면, 화가 치밀어 오르곤 했다.
그 소중한 '10분'을 화장실에서 보내야 함이 너무나 허무하고 억울해서 화가 치밀어 올랐던
것으로 기억한다. (혹자는 일하는 도중에 화장실을 가면 되지 않는가? 라고 말할지 모르겠으
나, 컨베어밸트에 물건을 흘려 놓고 양옆에 쭉 서서 자신의 공정을 진행하는 공장의 생산
시스템을 아는사람들은 왜 쉬는 시간에만 화장실을 갈 수 있는지를 이해하리라 생각된다.)
오전과 오후에 각각 한번씩 주어지는 그 '10분' 이 나의 하루의 모든것 이었다.
하루의 전반전과 후반전이었으며, 그시절 내 인생의 모든 기승전결이 묻어있는 순간 이었다.
똑같은 동작으로 똑같은 일을 하루종일 하는 공장에서는,
그 일이 몸에 익기만 하면, 정신과 육체를 분리 시킬 수 있게된다.
몸은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내앞에 내가 조립해야 하는 물건이 도착하면, 알아서 스크류와
조립품을 잡고, 적절한 각도와 힘으로 알맞게 조립하고 다음사람에게 잘 인계되도록 컨베어
밸트위에 물건을 가지런히 놓는다. 그리고 연달아 내려오는 다음물건을 같은 방법으로
조립한다. 의식하지 않아도 몸이 자연스레 그렇게 한다.
그동안 나의 정신은 다가올 '10분'을 계획한다. 어제 있었던 재밌었던 일을 기억해도 좋을
것이고, 내일 무엇을 하면서 지낼까?라는 계획을 하며 지내도 좋았을 것을, 그렇게 하지
못했다. '어제와 오늘이 다름이 없었고, 오늘과 내일이 다름이 없을것'을 나는 이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그 쉬는시간 '10분'을 어떻게 알차고 재미있게 보낼 것인가?
에 내 모든 정신적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하루에 두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그 시간.
자칫 잘못하면 또다시 길고 지루한 두시간을 기다려야 주어지는 목마름 같은 괴로움을
주는 그 시간.
나에게 그 '10분'은 절실함과 절박함 이었고, 내 모든 에너지를 쏟아부어 전략을 짜내어
반드시 정복해야만 하는 대상이었다.
2시간동안 일을 하면서 내내 세웠던 계획은 '10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리자 마자
한치의 망설임이나, 두려움없이 실행에 옮겨진다.
그리고 내 머리와 몸은 그 계획대로 움직이기 위한 최적의 시스템으로 가동되기 시작한다.
'1층 휴게실에 내려가 물을 한모금 마시는데 2분...달리자 늦게가면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그 모든 시간을 허비 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휴게실옆 화장실에 도착하는데 4분정도가 걸린
다. 쉬는 시간이 시작되고 4분이면 화장실은 러쉬가 된다. 그 긴줄을 기다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곧바로 휴게실 건물 뒷편으로 돌아가면 작은 야산이 있다. 제멋대로 자라있는
잡초들 사이에서 볼일을 보고, 작업장이 있는 2층으로 다시 뛰어 오른다. 그럼 아직도 5분
정도가 남는다.
그 나머지 시간을 나는 처절하게 나 자신과 싸워야 했다.
그시절 줄담배를 피워대던 나는 5분동안,
담배를 느긋하게 뽑아들고 흰 연기를 길게 뽑아내고싶은 충동과도 싸워야 했다.
그리고 그 나머지 5분중 4분은 오로지 책을 읽는데 투자했다.
그 시절에도 나는 책을 여가생활이나 취미로 생각하지는 않았던것 같다. 책 읽는 것은
'가난한 자의 새벽'과 '처절한 10분'으로 부터 나를 자유롭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해방구
라고 생각했던것 같다. 정말 무섭게 집중했다. 그리고 무섭게 빠른 속도로 읽어내려 갔다.
'톨스토이 인생론','삼국지','안중근 전기', '이상문학상 수상집' 이 내가 그 일년동안
나에게 주어진 '10분'을 치열하게 보내며서 읽은 책들이다.
그리고 '10분'중 나머지 일분은 작업준비를 하면서 보냈다 쉬는 ?챨?? 책을 보는
사원은 작업이 늦거나 실수를 하게되면 '정신을 다른데 팔고있으니 실수하는 놈'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기 때문이었다.
물론 저때의 '10분'을 철저히 관리하고 처절하게 보냈다고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이루어 진것은 아니다.
'가난한 자의 새벽'에 알량한 자존심으로 잠을 자지 않고, '나'라는 사람에 대해 탐구 했다
고 해서 나를 완벽하게 이해 하는것도 아니다.
또한, '삶의 무게로인한 나른한 아침'에 책을 보고 글을 쓰고 공부를 했다고해서 그 다음해
에 멋지게, 어느 유명한 대학에 수석으로 합격했던 것도 아니다.
하지만, 나의 '가난한 자의 새벽', '삶의 무게로인한 나른한 아침'과 '처절한 10분'은
나로 하여금 시간을 다른사람들과는 좀 다른 시각으로 보게 만드는 습관을 가져다 주었다.
시간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은 관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때 그시절의 '나의 10분' 과 지금 나의 삶을 연속적으로 진행 시키고 있는 시간과는 차이
가 있다. '나의 10분'은 헛되이 보내면 2시간을 기다려야지만, 다시 기회가 주어졌지만,
지금의 나의 시간은 헛되이 보내도 또다시 주어져 있고, 대충 나태하게 지내도 어느새
끝도 알 수 없는 엄청난 시간이 내가 사용할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다.
하지만 공통점도 있다.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말은 누구나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말에 대해서 아주 절실하게 공감
한다. 왜냐하면 나는 내가 그토록 소중하고 절실하게 '10분'을 기다리고,계획하고, 잘못
보내면 후회해 봤으므로...
나의 하루는 언제나 그때의 '10분' 처럼 지내려고 한다. 잘못보낸 하루는 그때의 '10분'을
망친것 처럼 억울하고, 후회스럽고 화가 난다.
그리고 내가 항상 하루라는 치열함 속에서 잊이 않는 것이 또하나가 있다.
바로 '가난한 자의 새벽'과 '삶의 무게로 인한 나른한 아침'이다.
이 시간은 나를 향한 즐거운 여행이었고, 정신적 휴식있었고, 낭만적 감성의 충족기 였다.
그리고 하루중 가장 무엇인가에 집중한 시간이었고,
그 시간들은 나의 정신적 성장에 가장 지대한 공헌을 했다고 스스로 평가한다.
나의 아침과 쉬는 시간을 모두 합쳐도 3시간이 채 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 3시간은 나머지 21시간동안 내가 습관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모든행동들과 생각들, 감정들과 감각들의 우위에 있었다. 그 3시간은 나머지 21시간을
지배하고 있었고, 그것을 넘어 현재의 나를 만들어 온 기본이 되었다.
시간은 관리의 대상이 아니다.
텔레비젼과 핸드폰이 일상에 꼭 필요하고, 유용하다고 해서 우리가 그것을 관리할 필요까지
는 없다.
사용설명서를 주의깊게 읽고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갖가지 유용한 기능들을 익혀서
잘 사용하면 되는 것이다.
시간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나의 10분'과 같이 시간에 대한, 처절함은 아니더라도
소중함은 항상 염두해 두고 있어야 한다. 잘못 보낸 시간에 대한 아까움에 눈물이 날 지경
까지 이르러야 한다. 그럼 누가 시키지 않아도, 갖가지 시간관리 스킬을 배우지 않아도
(물론 시간관리 스킬의 몇몇가지는 시간을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데, 매우 유용하다는
것에도 동의 한다.) 자신의 시간을 매우 잘 사용하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된다.
그리고 '가난한 자의 새벽'을 잘 활용해야 한다.
'가난한 자의 새벽'은 어느새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시간이 되었고,
아침형 인간 이라는 새로운 생활양식까지 만들어 내게 되었다.
현대인들은 너무 바쁘다. 너무 바빠서 이제서야 아침이란 여유로운 시간마저 정복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당신이 아침을 정복하려고 마음 먹었다면, 그래서 오늘밤 잠들기 전
알람시계를 맞추고 있다면, 반드시 '나의 10분'을 기억해 주길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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