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본 작년 증권사 추천 ‘2007 유망종목’ 성적은

이전/거시 증권 2008. 1. 1. 13:09
여윳돈을 가지고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직장인 A씨는 평소 증권사 추천종목을 눈여겨 보는 편이다. 아무래도 전문가들이 분석해서 투자자들에게 제시하는 종목이기에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A씨는 작년 말에도 주요 증권사 추천종목을 보고서 매입할 종목을 골랐다. 현대중공업과 하이닉스였다. 현대중공업은 “신조선 가격이 앞으로도 안정적이고 수주(受注)도 수년 분이 확보되어 있다”는 분석에 끌려서 골랐고, 하이닉스는 “2006~2007년의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올해 수익성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에 동의를 해서 투자했다. 게다가 굴뚝주(현대중공업)와 IT주(하이닉스)를 섞어서 투자하는 게 분산투자 원리에도 맞는 거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렇다면 A씨의 올해 투자성적은 어떻게 나왔을까? 지난 1년 사이(2006년 12월28일~2007년 12월26일) 현대중공업 주가는 12만6000원에서 44만7000원으로 255%나 오른 반면, 하이닉스 주가는 3만6450원에서 2만5700원으로 29%나 떨어졌다.

물론 현대중공업 주가의 상승폭이 워낙 커서 하이닉스 주가 하락폭을 상쇄해, A씨는 올해 주식투자에서 쏠쏠한 재미를 보았다. 그러나 한 가지를 배웠다고 했다. 증권사 추천종목이라고 해서 무조건 믿고 투자하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주가지수가 2000을 돌파하는 상승장에서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종목들이 증권사 추천종목 중에 상당히 있었기 때문이다.

◆주가 하락한 삼성전자 추천한 증권사 꽤 있어

26일 코스피지수(옛 종합주가지수)는 1906으로 마감, 지난 1년 동안 33% 상승한 기록을 세웠다. 증시에서 직접 투자를 하는 개인투자가들이 올해 33% 수익률을 올렸어도, 시장평균 수준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올해 33% 이상 수익을 냈어야, 제대로 된 이익을 낸 셈이다. 그렇다면 작년 말에 증권사들이 추천한 2007년 유망종목들은 그간 어떤 성적을 냈을까?

미래에셋증권의 추천종목 중에는 올해 중국주 열풍을 불러온 POSCO(86% 주가상승)를 비롯해 대림산업(124%), NHN(93%), LG필립스LCD(70.5%),KT&G(44%)등이 좋은 수익률을 냈다. 그러나 SK텔레콤(15%), 신한지주(16%) 등은 시장평균에 미치지 못했다.

삼성증권 추천종목 중에는 올해 지주회사 테마붐을 탄 한화(99%)와 중국주 반열에 오른 두산중공업(184%)이 좋은 성적을 냈고, 웅진코웨이(19%)와 한국타이어(16%)는 시장평균을 밑돌았다.

대우증권 추천종목 중에는 역시 중국주 열풍에 올라탄 현대미포조선(138%), 현대중공업(255%)이 세 자릿수의 수익률을 낸 반면, 농심(-28%)은 오히려 주가가 떨어지는 수모를 겪었다.

특히 올해 증시에서 소외된 대표적 종목인 삼성전자(-6%), 하이닉스(-29%)를 추천한 증권사들이 꽤 있었다. 올해 증시를 잘못 읽었다는 뜻이다.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대우증권, 신영증권 등이다.

◆서브 프라임 위기가 복병(伏兵)

전 세계 증시가 상승무드를 탔던 올해 같은 상황에서, 증권 전문가들이 주가가 떨어진 종목을 추천하는 일은 어떻게 생긴 걸까? 삼성전자 등 반도체를 생산하는 IT주와 국민은행(-3.8%), 우리금융(-12%) 등 은행주들이 이런 과정을 통해 상당히 많은 투자가들에게 고통을 안겨줬다.

익명을 요구한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올해 초부터 미국경제의 발목을 잡기 시작해 하반기에는 세계경제에 타격을 준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작년 말에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이 결정적 원인”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가 흔들리면서 미국에 수출하는 것에 대부분을 거는 대표적인 ‘미국주’인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타격을 받았고, 서브프라임 위기로 인한 세계 주요 금융기관의 부실이 국내 금융기관에까지 불통을 튀긴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각 증권사마다 자신들의 예측모델을 통해 추천종목을 발표하는 만큼, 어느 증권사에서는 추천종목인 것이 다른 증권사에서는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자신의 책임하에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설정

트랙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