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부모의 자식사랑

이전/Success 2005. 6. 23. 12:15
도니 도이치는 아버지의 회사를 물려받아서 연간 매출 23억 달러 수준의 미국에서 가장 큰 광고 회사를 만든 인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의 초년 인생이 마냥 장미 빛 일색이었던 것은 아니다.

24살 되던 해에 그는 펜실베니아 대학을 마치고 1983년 아버지가 만든 조그만 회사 에이이(AE)에 입사해서 일하고 있었다. 철들지 않은 젊은이가 그렇듯이 회사 일보다는 친구들과 밤늦게 파티에 여념이 없었다. 이를 보다 못한 아버지는 자식 사랑을 '해고통보'로 대신한다. 아버지는 도니로 하여금 회사를 떠나도록 명령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너도 알다시피, 너는 그 동안 내 회사에서 한 일에 열정이라고는 전혀 없었다. 네가 네 일을 사랑하지 않으니, 네가 여기 있는 것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회사를 나가라. 꼭 이곳이 아니더라도, 네가 인생에서 무슨 일을 할 때엔 그 일의 한 부분이라도 사랑할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난 네가 청소부가 된다고 해도 상관없어. 네가 네 일을 사랑하면 그 분야에서 분명히 성공한다. 그리고 돈이나 명예 같은 것들을 저절로 따라올 거야."

이렇게 자식을 내 보낼 아버지가 과연 몇이나 될까? 그러나 도니의 아버지는 자식 사랑을 이렇게 표현하였다. 사실 애정 없이 성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아니 애정 수준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미치기라도 하듯이 달려들지 않고선 어떤 분야에서건 대단한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다.

그러나 세상에는 마치 늘 나그네와 같은 마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출근하더라도 그저 그렇게 일하고, 퇴근하고 그렇게 일상을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게 세상을 흘러가 버리는 것이다.

자신이 하는 일을 죽도록 즐길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보라. 그리고 아주 조그만 것이라 하더라도 항상 새로운 것에 도전해 보라. 그 정도까지 자신을 설득하는데 성공하지 못한다면, 빛나는 인생은 쉽지 않음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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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가 원한다고 할때는 이미 늦다

이전/Success 2005. 6. 11. 02:17
이희구 지오영㈜ 회장… “상대가 뭘 원할 땐 이미 늦어”

의약품 분야에서 전설적인 ‘세일즈 왕’으로 불리는 이희구(54) 지오영㈜ 회장은 철저한 고객 우선 정신으로 의약 분야에서 수십년간 세일즈 왕좌를 굳건히 지켜왔다. ‘이태리 타월’과 ‘아내 브로치’ 전략은 지금도 업계에서 그의 세일즈 정신을 알게 해주는 상징이다.

“당시 약국은 여약사 혼자 하는 곳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바닥 청소는 그럭저럭 한다 해도 유리창·제품 청소는 엄두를 내지 못했지요. 저는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알았습니다. 다짜고짜 약국으로 들어가 이태리 타월을 들고 유리창과 진열대를 닦았습니다. 약 사달라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지요."

청소로 끝났던 것이 아니다.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나 생각하다 심지어 아내의 브로치까지 ‘상납’한 것이다. “한때 머릿속에는 온통 약사들이 무엇을 원하는지만 생각한 적이 있다”는 이 회장은 “그래서 아내의 브로치를 보는 순간 약사가 좋아하겠다는 생각으로 아무 생각 없이 들고 나갔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은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말할 때 해주는 것은 이미 늦다”고 말한다. “고객이 뭘 원하는지를 미리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이 부분에서 특히 강조하는 것이 의약업계 특징이다. “의사와 약사는 내로라하는 엘리트·지식인 계층”이라며 “그들은 속마음을 잘 털어놓지 않는 특징이 있다”는 것이다.

가격을 깎고 싶은데 약품의 품질을 얘기하고, 영업사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데 가격 문제를 지적하는 등의 일이 비일비재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원하는 것을 미리 알지 않으면 영업하기가 어려운 것이 이 업계의 특징”이라고 본다. 이 회장은 고객의 희망을 미리 알기 위해 고객을 만나기 전 철저하게 사전조사를 해 온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1950년생으로 1974년 제약회사 세일즈맨으로 출발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자기만의 노하우를 십분 발휘, 업계 세일즈 분야 1위를 고수해 왔다. 입사한 지 6개월 만에 주임으로 승진하고 30세에 대웅제약 영업본부장이 되는 등 초고속 승진으로도 이름을 알렸다. “대부분 월급의 서너 배를 인센티브로 받았다”는 그는 제약 세일즈 업계의 대명사로 대우받았다.

2002년 외국자본에 대응하겠다는 생각으로 ‘의약품 유통의 선진화’를 내세우며 지오영을 창업해 3년 만에 업계 1위로 키운 그는 “지금도 세일즈맨이 분명하다”고 강조한다.

이재광 전문위원 imi@joongang.co.kr

이희구 회장
1974년 서울제약 영업부 입사
1982년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연소(32) 영업본부장
1983년 의약품 도매상 동부약품 인수·대표
2002년 의약품 도매상 11개 지주회사 지오영㈜ 대표·회장



출처 : 이코노미스트 2005.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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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망이 클수록 ‘지나가는’ 목표를 세우자 |

이전/Success 2005. 6. 7. 14:41
일생의 목표나 한해의 목표, 한달간의 계획을 세워놓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할 것 없이 야망이 있다. 이러한 거시적 목표는 틀림없이 당신에게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주고 목표한 바를 성취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작은 목표의 위력은 간과한다. 하루의 목표는 하루를 활기차게 할 뿐 아니라 사소한 승리를 거듭하는 기쁨도 베풀어 준다. 미할리 칙스첸트미할리는 자신의 심리학 이론서 <충만, 정상을 경험하는 기분(Flow:The Psychology of Optimal Experience)>에서 큰 목표를 ‘드러나는’ 목표로, 작은 목표를 ‘지나가는’ 목표로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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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의 이미지 만들어 가기

이전/Success 2005. 6. 7. 13:32
성공한 사람에게서는 성공한 이미지가 풍겨난다. 그리고 사람들은 비슷한 사람끼리 어울리려는 속성이 있다. 재테크의 기본 중 하나는 부자처럼 생각하고 부자들의 행동을 따라하며 어울리라고 한다.



성공도 비슷한 맥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스스로 성공한 사람의 이미지를 연출한다면 사람들은 이를 받아들여주고 성공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지원해주기도 할 것이다. 실력 있어 보이고 업무를 확실하게 해낼 것 같은 이미지는 더 많은 기회를 얻게 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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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유미가 주장하는 성공시스템

이전/Success 2005. 6. 7. 12:42
글쓴이 : 노유미

필자의 업무는 경쟁촉진, 공정한 경쟁, 이를 위한 현장조사 등이다. 현장에 나가보면 연매출 1000억원 회사가 1년후에는 반토막이 나고, 그 다음에는 없어지는 사례가 비일비재한 것을 목격한다. 이를 보면서 어떤 기업이 성공하는가, 어떤 성공시스템이 있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다음에서 말하는 성공시스템 4개의 기둥이다.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끼(자신만의 천부적 핵심역량)

끼는 무엇인가? 천부적으로 타고난 재능이다. 핵심강점이다. 나만이 가진 재능이다. 남과 차별된 능력이다. 오늘날 기업리더가 되려면 이러한 끼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이것 없이는 다른 끼를 가진 경쟁기업에 당할 재간이 없다. 오늘날은 최고의 기업만 살아남기 때문이다. 최고의 기업이란 바로 핵심강점(끼)을 기반으로 하지 않으면 도달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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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망하는 첫번째 이유

이전/Success 2005. 6. 7. 12:27
여러 회사를 다니며 컨설팅을 하다 보면 대기업 및 공공기업에 대한 평가를 많이 듣게 된다. 유통 회사에 자재를 납품하는 회사의 사장으로부터 들은 얘기이다.
 
"S 백화점이 제일 거래하기 좋습니다. 그야말로 정당하게 평가하고 평가에 의해 납품 여부가 결정됩니다. 가격도 무리하게 후려치지 않습니다. 빡빡하긴 하지만 맘은 편합니다. 또 일체의 선물이나 향응도 배제합니다. 그래서인지 거래하기 좋습니다."

"반면 지금은 망한 N 백화점은 한 마디로 복마전이었지요. 거기 근무하는 대리는 명함이 두갭니다. 하나는 백화점 명함이고, 또 다른 하나는 자신이 갖고 있는 회사입니다. 당연히 자신이 소유한 회사의 제품을 비싼 가격으로 납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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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 노하우(know-how)

이전/Success 2005. 6. 7. 11:56
성공자들에게 공통된 특징은 결코 그들만의 전매특허는 아니다. 누구나 이런 마음 가짐을 갖도록 노력하면 몸에 배는 것이다. 그러면 부자를 목표로 한다면 도대체 지금 부터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전문능력을 몸에 익혀라
조사에서 나타난 점 가운데 우선 갤럽이 지적하는 것은 자신의 전문성을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확실히 학생 때부터 길러진 전문지식이 성공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된다 는 것은 조사대상자의 많은 수가 인정하고 있는 점이다. 지금 자신이 몸담고 있는 회사 나 부서에서 장래 유용한 지식이나 노하우를 축적해둘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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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부자가 되는 세가지 원칙에 대해 알아보죠

이전/Success 2005. 6. 6. 17:54
1. 제1 최강원칙 : '돈의 의미'를 아는자에게 돈은 모여든다

MAIN IDEA

진정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최고 부자가 되는 것을 목표로 하라.
좋은 차를 타고 싶고 좋은 집에 살고 싶다는 욕망을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 욕망을 이루는 수단이 바로 돈이기 때문에 인간은 돈 없이는 살 수 없다.
그렇다면 작은 욕망에 만족하지 말고 큰 부자를 목표로 하자.
큰 부자가 되면 세상과 타인을 위해 공헌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게 될 것이다. 또한 돈은 단지 수단일 뿐, 목적이 아니라는 사실도 알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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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행동패턴

이전/Success 2005. 6. 6. 17:44
빠른 결단ㆍ실행…‘성공확신’ 중요



나는 20대 초반 어느 멘토에게 들은 말로 인생이 바꿨다. 그 말이란 “너는 죽을 때 묘지에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고 무난하고 심심한 인생을 보낸 자, 여기 잠들다’고 적히길 바라냐, 아니면 ‘많은 도전을 해 실패도 성공도 겪어본 자기다운 인생을 보낸 자, 여기에 잠들다’고 적히길 바라냐, 그것을 지금 당장 결정하라”는 것이었다. 대학졸업 후 취직을 할까, 창업을 할까 고민하던 나는 이 얘기를 듣고 창업하기로 결심했다. 그 결과 다양한 경험을 쌓아 행복하고 풍요로운 인생을 실현할 수 있었다.

우리들은 인생이 길다고 생각해 즉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미룬다. 그러나 ‘내일 결정하면 돼’라고 생각하는 새 인생은 빠르게 지나가 버린다. 행복한 억만장자는 결단을 내리는 것을 중요시 여긴다. 행복한 억만장자의 결단력과 추진력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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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에 운명을 개척하는 70가지 삶의 지혜

이전/Success 2005. 6. 5. 07:27
빛나는 10대에 그리는 '인생의 청사진'
10대에 운명을 개척하는 70가지 삶의 지혜


지은이:사토 에이분
옮긴이:오근영
펴낸이:박현수
펴낸곳:창조인

차례
지은이의 말
[#M_ more.. | less.. |
인생에 대하여--남과 다른 이상을 품어라

1.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사느냐가 중요하다
2. 인생이란 우연에서 필연으로 가는 과정이다
3. 터무니없을 정도로 큰 꿈을 지녀라
4. 삶의 보람을 찾자, 그러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5. 사람은 네 번 태어난다
6. 죽음도 삶의 한 부분이다
7. 유서를 써 보자
8. 멀찍이 떨어져서 봐야 보인다
9. '무엇을' 하는가보다 그것을 '왜' 하는가 고민하자
10. 굵고 짧게 살자

자신에 대하여--나를 사랑하자
11.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라
12. 자신을 소중히 여겨라
13. '나'의 탄생과 존재에 감사하자
14. 혼자 있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15.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16. 나만의 키워드를 찾자
17. 시간 도둑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18. 거울에 자신의 본성을 비춰 보자

지혜롭게 살기 위하여--개척 정신을 길러라
19. 시야를 넓혀라
20. "한번 해 보겠습니다"라고 말하자
21. 쓸데없는 일도 해보자
22. 실패해도 좋으니 스스로 결정하자
23. 개척 정신을 길러라
24. 책은 창의적 영감의 보물창고다
25. 일류 비평가보다 삼류 실천가가 되자
26. 아는 것은 실천하라
27. 메모하는 습관을 기르자
28. '충고를 받아들이는 것'은 능력이다
29. 출세주의는 나쁜 것이 아니다
30. 환경이 중요하다

아름답게 살기 위하여--나만의 개성을 발휘하라
31. 끈기 있는 사람이란 자신이 하고픈 일을 하는 사람이다
32.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사람이 되자
33. 음미하는 시간을 가져라
34. 나만의 개성을 표현하자
35. 하루 한 번쯤 아름다운 것에 빠져 보자
36. 여유를 가져라
37. 가끔씩 하늘을 올려다보자
38. 하루에 세 번 반성하자
39. 스승은 인생의 길라잡이다
40. 내 주위의 사람을 소중히 여겨라
41.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자

사물에 대하여--세상에 가치 없는 것은 없다
42. 산타클로스는 있다
43. 반골 정신을 기르자
44. 세상에 가치 없는 것은 없다
45. 말에는 인격이 담겨져 있다
46. 결과보다는 그 과정을 보고 판단하자
47. 형식 역시 중요하다
48. 나만을 위한 기도는 기도가 아니다
49. 객관적으로 사물을 평가하라
50. 자연에 관심을 갖자
51. 듣기 좋은 말에 주의하자

인간 관계에 대하여--자신 있는 사람은 너그럽게 행동한다
52. 자신 있는 사람은 너그럽게 행동한다
53.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자
54. 뛰어난 사람은 내 주위에 있다
55. 나보다 뛰어난 사람과 사귀자
56. 고독에 강해져라
57. 나쁜 소문에 말려들지 말자
58. 자신과 다른 사람에게 편안해지자
59. 상대의 장점을 보라
60. 남을 기쁘게 해주자
61. 작은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켜라
62. 고통을 체험해 보자

공부에 대하여--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 최선을 다하자
63. 공부해서 뭐 하지?
64. 지적으로 살자
65. 어차피 해야 하는 공부, 최선을 다하자
66. 벼락공부로는 실력이 늘지 않는다
67. 놀이를 하듯이 열중해 보자
68. 폭 넓은 지식을 갖자
69.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
70. 티끌을 모으면 태산이 된다

지은이의 말
누군가가 조금의 지혜라도 얻게 된다면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젊은 사람들을 상대로 할 때는 특히 그렇습니다. 애써서 준비를 한다 해도 반드시 귀 기울여 들어주는 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만한 이야기라는 게, 어쩌다 한번이라면 모르지만 그렇게 자주 할 수 있는 건 아닙니다.
나는 여학교 교사입니다. 20년 이상에 걸쳐 아침과 방과후, 특별활동 시간에 이야기를 해 왔습니다.
어떤 때는 학생들로부터 욕을 얻어먹기도 했습니다. 또 어떤 때는 마땅한 화제가 없어서 필요한 사항만 전달하고 얼른 돌려보냈습니다. 중고생을 상대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애시당초 무리다 생각하며 스스로를 타이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자신 안에 공허함이라고 할지 서글픔 같은 것이 남는 것은 변함이 없었습니다.

몇 년 전이었을 겁니다. 나는 학생들이 없는 교실 창가에서 아무 생각 없이 바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시시한 이야기를 하면서 1년을 보낼 수도 있고 멋진 이야기를 해도 역시 1년은 지나간다. 모두가 똑같은 자신의 인생이 아니겠는가.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고 초조하게 생각한들 아무 것도 나을 게 없다. 그렇다면 적어도 나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보면
어떨까.
그래서 우선 내가 평소 이야기하는 사항을 메모해 보았습니다. 매일 학생들에게 했던 이야기를 한두 줄의 메모로 써서 남긴 것입니다. 많이 쓰면 금방 지치므로, 아주 짧게 쓰는 게 포인트입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이제부터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니라 내가 누군가에게서 듣고 싶은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 내 자신이 듣고 싶은 이야기란 어떤 것이 있을까?'
그래서 우선 당장 할 수 있는 말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내가 했던 말을 메모할 게 아니라, 메모로 남기고 싶은 이야기를 해 보자'로 발상을 전환시켰습니다.
메모하고 싶은 내용을 이야기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은 내용만을 골라 이야기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나 막상 해 보니 처음에는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좀처럼 습관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습니다. 걸핏하면 잔소리나 설교가 되고 말고, 간혹 바쁠 때는 임기 응변의 이야기로 얼버무리곤 했습니다. 최고의 이야기라고 생각해 소개했는데 학생들이 전혀 들어주지 않을 경우 화가 나기 시작하고 또다시 설교가 됩니다. 그러고는 다음날은 화가난 자신의 어리석음에 대해 반성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갈등을 계속하는 동안 재미있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차츰 변화해 간다는 느낌을 받았으며, 어느새 같은 말을 반복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점점 교실에 들어가는 게 즐거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가끔 언짢을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깨달음이 있고 나서부터 잔소리가 훨씬 줄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정작 이야기를 하는 본인이 가장 큰 공부가 되었다는 사실입니다. 학생을 잘 지도하겠다는 생각이 사실은 나 자신을 위한 공부가 되었던 것입니다. 만약 내 이야기가 학생들에게 아무런 영향도 주지 못했더라도 내게 있어서는 매우 유익했습니다. 이것은 신선한 발견이고 놀라움이었습니다.
묘한 일이지만 그 무렵부터입니다. "오늘 이야기, 너무 좋았어요" 하고 학생들에게서 격려를 받게 된 것입니다. 또, 가끔은 학생들이 "오늘 이야기는 좀 싫었어요" 하고 가르쳐 줄 때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이야기를 한다는 건 사실 자신을 되돌아보는 일입니다. 서로 함께 격려하는 일입니다. 그렇게 생각하자 언짢게 여겨졌던 주위 사람들의 결점도 재미있는
이야기 소재로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점은 물론 자신 안에서도 발견합니다. 그래서 심하게 꾸중을 할 수가 없습니다. 더불어 배운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걸 말하는 건지도 모릅니다.
이 책은 최근 3년 동안의 이야기를 모은 것입니다. 몇 가지로 크게 나누어 놓았지만 아무 데나 적당한 곳을 펼쳐서 읽어도 좋을 것입니다. 고교생을 염두에 두고 말한 것이지만 앞에서도 말했듯이 나 자신을 향해 이야기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이야기의 내용은 중학생이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어른에게도 좋은 참고가 될 것입니다.
이 책을 읽는 젊은이들이 조금의 지혜라도 얻게 된다면 내게는 더없이 기쁘고 보람스런 일이 될 것입니다.

인생에 대하여
남과 다른 이상을 품어라

1. 얼마나 오래 사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사느냐가 중요하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오래 사는 것이야말로 복받은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맞습니다. 사실 누구라고 죽고 싶지는 않겠지요. 특히나 소중한 사람들을 잃어 본 뼈아픈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더욱 그럴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죽는 건 손해다, 살아남는 게 최고다'라고 믿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 역시 옳은 말입니다. 헛된 죽음은 누구에게도 결코 용납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때로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면서 그저 빈둥거리며오래만 사는 것이 과연 좋은 일일까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솔직한 심정을 말하자면 절대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자신의 인생이 아무리 하찮을지라도, 비록 다른 사람에게 폐만 끼치는 인생일지라도 죽고 싶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오래 살고 싶다는 욕망만으로 오래 살아가는 것이 최선일 까요?
그리스도는 서른 남짓한 나이에 십자가형에 처해졌습니다. 그가 실질적으로 대중 앞에서 활약한 기간은 불과 1년 남짓이지만 그 짧은 동안에 세계 종교로서의 기독교의 기틀을 완성한 것입니다.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도 비슷한 나이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젊은 나이에 훌륭한 작품을 많이 남겼습니다. 19세기 프랑스의 뛰어난 수학자 갈루아도 20대 초반에 죽었다고 합니다.
물론 훌륭한 일을 하면서 오래 살았던 사람들도 많이 있지요. 석가모니가 그 중 한 사람일 것입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인생이 길었는가 짧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질 높은 일생을 보냈는가가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시대 상황이 과거와 달라서 다이내믹한 삶을 보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하지만 천재와 범인은 처음부터 그 역량이 다르기 마련이죠. 그래서 저는 여러분이 가능한한 질 높은, 알찬 인생을 보내길 바랍니다.
인생의 질은 잘 평가가 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평가하지가 어렵기 때문이죠.
느긋하게 낮잠을 자는 것과, 똑같은 시간에 공부하는 것 중 어느 것이 좋을까요?
이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라서 일률적으로 평가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당신에게 뭔가 인생 목표가 있다면 그 목표를 향해 전력을 다하는 질 높은 삶을 살아가야 하지 않을까요?
질이 높은 삶이란, 우선 '스스로 납득할 수 있는 삶' 이라고 정의해도 좋을 것입니다.
만족이 아니라 납득입니다. 친구와 온종일 얘기를 나누면 만족은 할 것입니다. 그러나 아무 일도 하지 않은 채 하루가 끝났다면 납득할 수 있겠습니까?

2. 인생이란 우연에서 필연으로 가는 과정이다

나는 '해후'라는 단어를 참 좋아합니다.
내가 여러분과 왜 만났을까요?
우리가 만난 건 우연일까요, 아니면 필연일까요?
자신이 세상에 태어난 사실에 신기한 감정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행복한 별 아래서 태어났든, 불행한 별 아래서 태어났든, 우리는 무한의 과거와 무한의 미래 사이를 잇는 지금 여기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사람을 만납니다. 이것 역시 매우 신기한 일이지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요?
우연히 태어났다고 생각하든, 필연적으로 태어났다고 믿든, 그건 각자의 자유입니다.
나도 두 가지를 다 생각할 때가 있습니다.
조금 냉정하게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면 다음과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사람은 우연하게 태어난다. 하지만 살아가는 동안 그 것이 필연이라는 것을
이해한다. 인생이란 이렇듯 우연에서 필연을 깨닫는 과정이다.'
어떻습니까? 여러분은 이 뜻을 이해하겠습니다? 그건 이런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와 친구의 권유에 의해 억지로 선을 보러 갔다고 칩시다. 한데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고, 흥미를 갖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사랑에 빠지게 되어서 "이제 이 사람 없이는 살아갈 수 없어"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다른 사람이 이를 비웃어도, "그는 나의 모든 것"이라는 낯간지러운 소리를 정말 진지하게 합니다.
다시 말해 그가 인생 자체가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그와의 만남을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의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생각하겠지요. 즉 우연이 필연으로 바뀐 것입니다.
취미나 학문, 예술, 스포츠 등에 대해서도 같은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단지 다른 사람보다 점수가 좋아서 시작한 영어 공부가 나중에는 정말로 재미있어져서, 이윽고 영어 없이는 인생이 의미가 없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그럴 때 사람은 '살아가는 의미를 발견하는 것'이라고 말하게 될 것입니다.
내 경우는 그것이 '개복치'에 관한 연구였는데, 이런 일을 다른 사람들은 왜 재미있다는 건지 이해하지 못합니다. 세상에 도움이 된다고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나는 그것이 인생 자체에 가깝다는 느낌을 갖습니다. 과거를 돌아보면 왠지 필연성을 느끼게 됩니다.
이런 것을 '해후(혹은 만남)'라고 부르는 거지요. 한 철학자의 말을 빌리면, '경험'이라는 말이 될지도 모릅니다.
여러분과 이렇게 만난 것이 우연으로 끝날까요, 아니면 필연으로 바뀔까요? 그건 앞으로 나와 여러분이 어떤 관계를 만들어 가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교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교육이라는 것이 바로 그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3. 터무니없을 정도로 큰 꿈을 지녀라

여러분은 꿈이 있습니까? 꿈을 지닐 바에는 기왕이면 원대한 꿈을 지니십시오.
남들이 터무니없다고 비웃어도 좋습니다. 이루어질 것 같지도 않은 무모한 꿈을 꾸는 것은 젊은이만의 특권이니까요.
그리고 일단 꿈을 정했으면 어중간하게 버려 두지 말고, 철저하게 온 몸을 내던져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해 봅시다.
꿈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아도 좋습니다.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합시다. 다른 사람에게 웃음거리가 되거나 무시 당했다고 해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건 모두 잊어버립시다. 그들이 여러분의 인생을 대신 살아 줄 순 없는 것입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의 인생을 사는 것이므로 힘껏 사십시오. 당신에 대해 언제까지고 기억해 줄 만큼 다른 사람들은 결코 한가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까? 전력을 다해 살지 않으면 인생의 끝자락 어느 부분에선가 반드시 후회할 것입니다.
꿈이라는 건 유명해진다든가 부자가 되는 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산들을 모조리 정복해야지, 평생 동안 1만 권의 독서를 해야지, 세계 일주 무전 여행을 해야지 등등, 어떤 일이든 좋습니다.
자기가 선택한 거대한 꿈이면 됩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비교하면 쓸데없이 골치만 아픕니다.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자신'이라는 껍질을 깨기 위해 일상의 자신을 뛰어넘을 꿈을 그릴 수 있으면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학창 시절 배추흰나비는 주둥이를 어떻게 내미는가 하는, 세상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도 않을 것 같은 일을 연구했습니다. 이 주제에 대해 묘하게 낭만을 느꼈던 것입니다. 내 나름대로 필사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겨우 결론이 나올 것 같아 가슴이 설레던 순간 스위스의 학자가 나보다 한발 앞서 똑같은 결론을 학계에 발표해 버렸습니다. 그때의 억울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그게 뭐 어떻습니까.
어리석은 일이라도 자기가 어디까지 열심히 할 수 있을지를 아는 것은 아주 중요합니다. 나도 그 노력 덕분에 하면 된다는 자신이 생겼습니다. 어차피 인생이란 무슨 일이나 원한다고 다 해낼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몽둥이만큼 원해도 바늘만큼 이루어진다'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인생이란 그런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로 지금 거대한 꿈을 향해 직접 도전하라는 것입니다.
'그때 좀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는 젊은 사람에게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나는 어른이 되었어도 여전히 꿈을 꾸고 있습니다. 조금은 현실을 분별하라고, 가족을 팽개쳐 두고서 무슨 꿈이며 낭만이 있겠느냐고 가끔 마누라에게 핀잔을 들을 정도로요.

4. 삶의 보람을 찾자, 그러면 절반은 성공한 것이다

전에, 매일매일이 시시하다고 한탄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왜 매일매일이 시시한 것 같은지 물어 보았습니다. 그러자 하고 싶은 일이 없고 정신 차려 공부를 하려 해도 잘 되질 않는다고 대답하더군요. 기껏 친구와 시시껄렁한 이야기를 할 때가 즐거울 뿐이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말을 마치고는 "이래 가지고 되겠어요?" 하고 묻더군요. 해줄 말이 없었습니다.
자신의 삶을 충실하게 채워 주는 무엇인가가 없다는 건 분명 불행한 일입니다. 물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아무 생각 않고 단순한 나날을 보내는 것도 그런 대로 행복한
삶이라고 믿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런 사람은 나름대로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래서는 안 된다. 인생에 대해 뭔가 확고한 충실감을 느끼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이런 상황이 괴롭습니다. 해머튼이라는 평론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루어야 할 뭔가가 있을 때, 그리고 그것이 자신의 힘이 미치는 일이며, 혼자 있을
때 능률이 가장 오를 경우에, 이때야말로 사람은 가장 독립적으로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매우 함축성 있는 말 아닌가요? 이는, 모두가 똑같이 행동하는 게 무섭지 않은 것이
아니라 혼자서라도 용감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사고 방식입니다. 주위의 의견에
좌우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확립할 수 있는 사람은 해야 할 일이 있는 사람입니다. 그
일은 열심히 하면 실현 가능하고 혼자서 할 때 가장 능률이 오르는 일입니다.
그런 뭔가를 여러분도 찾아보기 바랍니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르고, 각자가
스스로 발견하는 것입니다. 이것만은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가 없습니다. 반드시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스스로 먹지 않으면 영양을 섭취할 수 없듯이 스스로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얻을 수 없습니다. 그 점을 잘 생각해서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물론 의논은 많이
해야겠지만) 힘차게 나아가기 바랍니다. 삶의 보람을 발견할 수 있다면 인생의 절반은
완성된 것과 같습니다.

5. 사람은 네 번 태어난다

오늘의 테마는 '다시 태어남'에 대하여 입니다. 어찌 보면 광신적 종교 집단의 구호
같지요? 하지만 그것과는 전혀 다릅니다.
어떤 사람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사람은 일생에 두 번 태어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은 세 번 태어나기도 한다. 또,
때로는 네 번까지도 태어난다"라고요.
첫 번째 탄생은 물론 이 세상에 사람으로 처음 태어난 것을 말합니다.
두 번째 탄생은 죽음입니다. 죽음을 '태어난다'는 말로 표현하다니, 무척 신선하고
흥미롭습니다.
위의 두 가지 탄생은 모든 사람이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사람에 따라서는
아래의, 나머지 두 번의 탄생을 더 경험하기도 합니다.
그 중 한 번은 대부분의 사람이 경험하는 '자아의 깨어남'입니다. 어릴 때부터 키워
온 가치관을 무너뜨리고 전혀 새로운 가치관을 세우는 것입니다. 사춘기가 이에
해당합니다. 이것을 체험한 후에야 비로소 아이에서 어른으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지요.
최근에는 이 시기를 경험하지 않고 나이만 먹는 사람이 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피터팬 증후군'처럼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증후군'이라고나 할까요? 언제나 어린
아이로, 그러니까 제멋대로이고, 무책임하고, 싫증 잘 내고, 벌컥벌컥 화를 내며, 잘난
척하는 사람으로 남아 있고자 합니다. 죽을 때까지 그렇게 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어쩌면 여러분 중에 '저건 내 얘기군' 하고 생각해 마음이 무거운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걱정 없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고칠 수가 있습니다.
곤란한 경우는 자기 자신만은 다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입니다. 파스칼은 "자아에
눈뜨지 않은 인간은 아직 인간이 아니다. 따라서 어린이는 인간이 아니다"라는 가혹한
말을 했습니다. 이 말은 확실히 정곡을 찌르는 진리입니다.
이제 마지막 한 가지 남은 탄생에 대해 이야기하지요. 이것은 표현하기가 아주
어렵습니다. 쉬운 말로 하자면, '종교적으로 다시 태어난 사람', 다시 말해 '자기
사명을 깨달은 사람'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반드시 신을 믿는다는 의미로만 파악하지는 마십시오. 그게 무엇이든, 다른
사람을 위해, 혹은 어떤 고상한 목적을 위해 목숨을 바칠 각오를 하는 것, 이것을 네
번째 다시 태어남이라고 합니다.
아니, 반드시 고상한 목표가 아니어도 됩니다. 무엇이 고상하고 무엇이 천박한가는
간단히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인간과 자연에 대한
애정이 있을 때만이 그것을 '고상한 것'이라 부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중에 이 네 번째 탄생을 체험한 사람이 있습니까? 이것은 결코
나이와는 관계가 없습니다.

6. 죽음도 삶의 한 부분이다

기시모토 히데오라는 종교학자가 있었습니다. 그가 만년에 해낸 일은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그의 동료 연구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그는 어느 날 느닷없이 암을 선고받았습니다. 얼굴에 혹이 생기는 악성
피부암이었습니다. 날벼락이었습니다. 수술을 했는데도 얼마가 지나자 또다시 다른
곳에 암이 생겼습니다. 그 암과의 투쟁은 죽을 때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는 수술실에 들어갈 때 항상 "그럼 잘 있어"라고 말했습니다. 모두에게 작별
인사를 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 인사들 중의 하나가 진짜 '잘 있어'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의 책에는 암을 선고받고 나서의 절망스런 고민의 흔적이 남아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 가슴에 와닿는 문장이 있지만, 그 중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을 소개합니다.

"생과 사는 빛과 어둠과 비슷하다. 어둠이란 빛이 없는 상태를 말하며 실재하는
것이 아니다. 빛이 없는 상태를 우리는 어둠이라고 느끼는 것뿐이다. 마찬가지로
죽음이란 생이 없는 상태이므로 사후의 세계가 존재하는 것 또한 아니다. 그러므로
무서워해서는 안 된다. 단지 남은 인생을 소중하게 살아야 한다."

사후 세계의 유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견해가 있을 것이므로 여기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단지 그가 생과 사를 진지하게 바라보고, 그 나름대로의 결론에
도달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깨달음의 경지라고 말할 수 있는 시점에서, 지나온
인생을 되돌아본 후 다시 맹렬하게 일을 시작한 것입니다. 그의 진지한 태도는 주위
사람들에게도 큰 감명을 주었습니다.
"기시모토 선생이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도 방 전체가 진지한 분위기가 되곤
했습니다. 쓸데없는 잡담을 하려고 해도 왠지 송구스럽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습니다."
그 연구원에게서 들은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모두 모여 여유 있게 잡담을 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그곳에 선생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떠들던 사람들을 훑어보면서 미소를 띄며 부드럽게, " 나에게는
남아 있는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라고 얘기했답니다.
이 말에 모두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겁을 내거나 거부하지 않고 죽음을 삶의 한
부분으로서 순순히 받아들이는 그의 모습에 존경을 표한 것입니다.
그는 아름답게 "잘 있어" 하고 말할 수 있데 되는 것을 인생의 목표로 삼은
것이지요. 전력을 다해 현재를 살고 삶의 마지막에 기분 좋게 "그럼 잘 있어" 하고
말할 수 있도록 사는 것이지요.
이것은 물론 너무도 어렵습니다. 평생을 후회 없이 스스로에게 만족하며 산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니까요.
이제 매일 잠들기 전에, "그럼, 잘 있어" 하고, 마음으로부터 감사를 담아 말해
보십시오. 친구와 헤어질 때 마음을 다해 "잘 있어" 하고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십시오.

7. 유서를 써 보자

여러분은 죽음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아마 없을 것입니다.
젊은 사람뿐 아니라 나 역시 평소에는 영원히 죽지 않고 살 것처럼 행동합니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언젠가는 죽겠지만, 그것이 오늘이나 내일은 절대 아닐 것이라고
믿습니다.
하지만 나 정도의 나이가 되면 부모가 죽고, 선배가 죽고, 친구가 죽는 일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죽음이 흔해지는 거죠. 여러분도 여기저기서 장례식을 마주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가까이에 죽은 친구나 가족은 없습니까?
어째서 이렇게 죽음에 대해 강조하는가 하면, 죽음은 자신의 '삶의 보람'에 대해
생각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죽음을 생각하면서 반드시
마음이 침울해지기만 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옥에서 찾아온 저승 사자가 여러분에게 여생이 앞으로 몇 년밖에 없다는 선고를
내렸다고 합시다. 사신이 거처하는 곳에 생명의 촛불이 켜져 있는데, 당신의 생명을
가리키는 초의 길이는 아주 짧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이라면 무엇을 하겠습니까?
어렵게 생각할 것 없습니다. 사실 이런 일은 일상적으로 우리에게 닥치는
일들입니다.
솔직히, 나는 반미치광이가 될 겁니다. 그뿐 아니라 세상을 저주할 것이 분명합니다.
왜 나만 빨리 죽어야 하지? 나보다 훨씬 나쁜 놈들은 저렇게 건강하고 편하게 잘만
살고 있는데 말이야 하고 억울해할 것입니다.
이렇게 죽어라고 저주를 퍼부은 후 결국은 좋아하는 게벌레 연구에 목숨을 바칠
것입니다. 물론 가족과의 생활을 소중하게 여기면서요. 그리고 하루하루를 음미하듯이
이를 악물고 살고 싶습니다. 불가능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살고 싶습니다.
이런 식으로, 죽음에서부터 거꾸로 거슬러오르면서 한 번 인생을 바라보십시오.
그렇게 하면 현재 자신의 삶이 얼마나 빈 껍데기 같은 것인지 분명히 깨달을 수 있을
겁니다.
해마다 설날 아침이면 반드시 유서를 쓴다는 사람이 있다더군요. 이때의 유서는
재산을 어떻게 분배할까, 가족에게 어떻게 이별을 고할까, 보험은 얼마인가 하는
신변잡기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새로운 1년을 어떻게 살 것인지
결심하기 위한 '1년의 계획서' 같은 것입니다.
옛날 무인이나 스님들은 종종 '임종의 서'라는 것을 읊었습니다. 그것을 반드시
죽음에 임해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매년 설날 아침에 '임종의 서'를 생각해
두는 것입니다.
나는 아직 유서를 써 본 적은 없습니다. 대신 정초에 반드시 1년의 목표를 세우기로
결심하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새해를 맞아 쓰는 유서는 색다른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군요. 내년부터는 나도 한번 해 볼까 합니다.
여러분도 한 번 해 보면 어떨까요? 하지만 이때 중요한 것은 어디까지나 인생을
더욱 열심히, 충실하게 살겠다는 목적으로 유서를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괴로운 일을
하소연하기 위해 넋두리 같은 유서를 쓰는 것은 인생을 사는데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8. 멀찍이 떨어져서 봐야 보인다

무엇인가를 이해하려 할 때, 실물을 보지 않으면 실감이 나지 않습니다. 사과라는 게
도대체 뭘까를 여러 번 묻기보다 실제 사과를 한 번 보는 것이 사과에 대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눈에 너무나 잘 보이기 때문에 오히려 보이지 않는 것들도
있습니다.
흔히들 '논어를 읽되 논어를 모른다'라는 말을 합니다. 어떤 일에 푹 젖어 있으면
너무나 당연하게 보아야 할 것도 놓쳐 버리게 된다는 의미겠지요. 숲 속으로 깊이
들어가면 나무는 보이지만 숲은 보이지 않지요. '나무는 보되 숲은 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부모님을 그 예로 들어 볼까요? 보통 때는 부모님을 자신을 간섭하는, 성가시지만
어쩔 수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이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부모를 여의고
나면 절감하는 게 있습니다. 아니, 돌아가시지 않더라도 떨어져서 생활해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성가시기만 한 어른이라고 생각했어도 막상 안 계시면 그 허전함이란 이루
말 할 수 없습니다. 제멋대로 뭐든 마음 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서글픔이 느껴질 것입니다.
이런 것들이 잃고 나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입니다.
외국에 가 보면 자기 나라의 장점을 보게 된다고 곧잘 말들 합니다. 보통 때는 '우리
나라'를 전혀 의식하지 않고 생활하지만 외국에 가면 누구든 애국심을 느끼기 마련인
것과 같습니다.
한 달 정도의 짧은 체류 같으면 자극이 많아 문화의 차이 같은 것에 대해 여유 있게
생각할 틈이 없습니다. 그러나 1년 정도 정착해서 생활하거나 외국에서 병이라도
걸리게 되면 그 차이를 절감하고 '우리 나라'가 새삼 그립고 고마워집니다.
혼자서 중국을 여행할 때였습니다. 병에 걸려 병원에 갔는데 나는 물론이고, 중국인
의사 역시 형편없는 영어를 구사하는 바람에 서로 의사 소통이 되지를 않았습니다.
나는 코가 아프다고 말하는데 의사는 이가 나쁠 거라며 우깁니다.
우리 나라였다면 말뜻을 금세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때 언어 체계가 다른
문화와 접할 때 따르는 고생을 실감했습니다. 그리고 새삼 우리 나라의 고마움에 대해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공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의 공부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모든 분야를 골고루 배울 수 있는 것은 학생만이 가진 특권입니다. 이는 학교를
벗어나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여러분은 머지않아 학교 밖 세상으로 나가야 합니다. 그때 여러 가지 세계를 알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가만히 앉아서 아무런
목표를 찾을 수 없다고 한탄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십시오. 자신이 알지 못하는 세계에
도전하다 보면 찾고 있던 것이 보일 것입니다. 자신이라는 존재의 의미가 보이기
시작할 것입니다.

9. '무엇을' 하는가보다 그것을 '왜' 하는가 고민하자

미국 대학생을 위해 쓰여진 생물학에 관한 연구 입문서를 읽은 적이 있습니다.
책에는 그 주제에 대한 발상을 하게 만드는 동기, 생각을 발전시키는 과정 등이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었습니다. 그 중에 재미있는 게 있어서 소개합니다.

"극단적인 일반론이긴 하지만 자주적인 연구와 수동적인 연구의 차이는 이런
것입니다. 주어진 연구의 경우는 무엇을 하면 좋을지는 명백하지만 왜 하는가 하는,
연구의 목적을 제대로 알지 못합니다. 자주적인 연구의 경우는, 그 반대로 연구를
해야만 하는 이유는 명백하지만 그 연구에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지 분명치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의 경험으로는 '무엇을'에서 '왜'를 복원하려고
시도하기보다는 '왜'를 배경으로 하여 '무엇을'을 전개시키는 것이 더욱 교육적 효과가
큽니다. 더구나 '왜'를 무시한 교육은 무의미합니다."
--"생물학을 생각하는 기술"에서

모두들 이 말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왜'라는 건 스스로 질문을 던지는 것입니다. 그 배경에는 자연에 대한 연구자
스스로의 흥미가 있는 것입니다. 이에 비해 '무엇을'은 그 연구를 진행시키는 구체적인
방법입니다.
학문을 하는 데는 우선 '왜'라는 흥미가 없으면 연구의 의미가 없습니다.
'무엇을'이라는 방법론은 그 연구를 제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데 불과합니다.
그를 토대로 새로운 연구 장르를 개척할 수 없는 것입니다.
수학 문제로 말하자면 어떤 문제가 재미있어서 풀어 보고 싶다, 신기해서 증명해
보고 싶다, 왜 그런 결론이 되는지 생각해 보고 싶다 등등이 '왜'에 해당합니다.
이에 비해 인수분해나 피타고라스의 정리를 사용하면 풀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을'로
풀면 답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수학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수학의
재미'를 터득하는 체험을 할 수 없습니다.
나도 대학 때는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무엇을'로 일관했습니다. 하지만 그 후에는
'왜'를 철저하게 파고들었습니다. 그래서 교수님들과 많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의견 충돌이 있더라도 학문적 흥미에 이끌려 배우길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스스로 악전고투하면서 '왜'를 발견한 기쁨은 무엇과도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오. 여러분이 수업에서 배우는 수학 문제는 모두 과거에 누군가가
답을 냈던 것, 혹은 증명되었던 것들입니다. 그것을 더듬어 가기만 하는 일이기 때문에
'무엇을'로 일관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학습 중에도 '왜'라는 발상이 가능하긴
하지만요.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왜 사는가를 가르쳐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발견해야 합니다. 행복해지는 방법도 사람에 따라 가지각색입니다.
나는 개복치를 연구하거나 풀피리를 만들고 있으면 행복하지만 여러분은 그런 건
흥미가 없을 것입니다. 결국 행복 방정식은 스스로 찾아서 발견하는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10. 굵고 짧게 살자

로마 제국의 뛰어난 정치가이자 철학자였던 세네카를 알고 있겠지요? 나는 그
사람을 무척 좋아합니다. 그의 금욕주의적인 견해에 전적으로 찬동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가 설파했던 철학은 인생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고민할
때마다 내게 어떻게 결심하고 행동해야 하는가 하는 지침을 줍니다.
세네카는 자신의 제자였던 네로 황제에게서 죽음을 명령받고 자살하게 됩니다.
죽음을 앞둔 그 절대 절명의 상황! 그는 운명을 담담하게 받아들였고, 마지막에 해야
할 말을 다하고 이루어야 할 일을 완벽하게 해 놓고 주위 사람들을 위로하며
자살했습니다. 죽으라는 말을 들으면 공포에 질려 제정신을 못차릴 것이 분명한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의 행동은 대단한 본보기가 됩니다.
그런데 이 세네카가 재미있는 글을 썼습니다.
"인생이 길다고 하지만 대개의 사람들은 그것을 흘려 보내고 만다. 그들은 오래 산
것이 아니라 오래 존재했던 데 불과하다."
그는 인생의 길이가 아닌, 인생의 질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핵심을
찌르는 말입니까? '오래 존재할' 뿐 아니라 '오래 사는' 삶을 목표로 삼아야겠습니다.
이는 젊은이들이 흔히 하는 말로, 가늘고 길게 살기보다는 굵고 짧게 사는 것이
낫다는 의미이겠지요.
30대까지는 세상의 모순에 화를 내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비판하고, 또 비판하다
보면 거기에 길들여져 마치 그 것이 자기답게 살아가는 것인 양 착각하게 되곤
합니다.
40대에 들어서면 세상의 잘못된 점들을 찾아내 불만을 늘어놓는 일은 가능한 한
그만두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좋은 일은 조금씩이라도
실행해 가자는 쪽으로 삶의 태도가 바뀌기 시작합니다. 다른 사람이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지 않고 자신의 가치 판단으로 움직이고 자신이 납득할 만한 삶을
목표로 살아가는 것이죠.
나는 남달리 대단한 일을 하려고 결심하지는 않았습니다. 예를 들어, 그저 식사를
맛있게 하자, 밥상에서 음식을 놓고 불평하지 말자는 정도로 작은 일입니다. 또
상대방의 결점을 늘어놓고 화내지 말고, '이 만남을 소중하게 하여 내가 배울 게
있으면 배우자' 하는 식으로 자신을 타이르는 것입니다.

자신에 대하여
나를 사랑하자

11.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자

여러분은 자신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까?
자신의 존재가 모든 사람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도움이 될 수 있는지,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까?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본다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건 자신에
대해서만이 아닙니다. 사실은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일도 매우 어렵습니다. 그러니까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말고 가벼운 마음으로 스스로를 살펴보기 바랍니다.
젊을 때는(때로는 나이를 먹어도 마찬가지지만) 무조건 크게, 혹은 반대로
극단적으로 작게 자신을 평가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나는 정말 예뻐' 하고 생각하지만 혼자만의 생각일 뿐, 다른 사람은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면, 세상 사람들은 어째서 나를 미인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틀림없이 세상이 잘못된 거야. 이런 식으로 생각이
비뚤어집니다. 하지만 진정한 자신의 가치를 아는 것과 거만한 것은 다릅니다.
전에 무슨 일이 있어도 일류 대학에 들어가겠다고 고집을 부리던 학생이
있었습니다. 내가 보기엔 도저히 무리인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 학생은 아무리
충고를 해도 듣지 않았습니다. 아니, 말을 귀담아 듣기는커녕, "선생님은 내가
합격하지 못하도록 방해만 하고 있다"라고 말을 하더군요.
마침 공교롭게도 동급생 가운데 그 학교 입학이 결정된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걸 본
그녀의 반응은 실망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그 아이는 실력은 없지만 집이 부자이기
때문에 받아 주었을 것이라고 굳게 믿더군요. 그렇지 않다고 아무리 타일러도 의심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감정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내 경우라면, 나는 게벌레(절족 동물의
일종--옮긴이) 연구를 열심히 했다, 그러니 온 나라 사람들이 게벌레에 더욱 관심을
가져 주면 좋지 않은가. 그런 식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러다가도, 어쩌다 칭찬을 좀
받기라도 하면 과연 세상은 나를 제대로 평가해 주고 있구나 하고 뛸 듯이
좋아합니다. 체신 없이. 또, 세상이 아주 틀려먹은 선 아니구나 하고 괜히 관대한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자신을 타일러야 합니다. 자신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는 점에 관해서는 그것을
절반으로, 아니 좀더 평가 절하해서 생각해야 하고, 반대로 다른 사람의 좋은 점에
관해서는 두 배 이상으로 평가해 주어야 합니다. 상대의 겉으로 드러난 훌륭한 면은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물론 이것은 자신을 비하하라는 말이 결코 아닙니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과소
평가는 자신감을 앗아갑니다. 나는 쓸모 없는 인간이라는 열등감에 빠져서는 절대 안
됩니다. 아무튼 자신을 정당하게 평가하기란 어렵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믿고, 나아가 잘 활용만 하면 믿을 수 없는 힘을 발휘할
가능성을 여러분은 갖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자신을 발견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어차피 나는 이 정도니까 하고
낮게 평가하여 거기에 안주해버리고 게으름을 피우기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자신의
가능성을 알게 된다면 그저 놀고 있을 수만은 없을 것입니다.

12. 자신을 소중히 여겨라

진정한 자신의 모습이란 무엇일까?
여러분은 이 질문에 답할 수 있습니까? 너무 어려워 간단히 정의 내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두들 한 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이게 나다'라고
생각하고, 한편으로는 자신의 모습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는 자신의 존재가 느껴지는,
그러다 보면 어느 것이 진짜 자신인지 종잡을 수 없게 되는 그런 순간을 말입니다.
이 문제를 계속 파고들면 혼란만 가중시킬 테니 이쯤에서 그만두겠습니다. 대신
여기서는 단순히 '스스로 멋지다고 생각하는 삶을 살고 있을 때'의 자신을 진정한
자신이라고 정의해 두겠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40여 년을 살아오는 동안 진정한 자신의 모습을 소중히 여기라고
강조하신 선생님을 두 분 만나 보았습니다. 모두 대학 때였습니다.
한 분은 '자애, 자존, 자경, 자신감'이라는 말을 자주 사용하셨습니다. 자존이라고
하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을 떠올리겠지만 그 분은 그런 의미로 사용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자신을 존중하지 못하는 사람은 큰일을 해낼 수 없으니, 우선 자신을
존경하고 소중하게 여길 줄 알아야 한다는 의미였습니다.
진정한 자신을 존경한다는 것은 의외로 무척 어렵습니다. 자만하거나 우쭐거리지
않고 본래의 자신을 존중할 수 있는 사람이란 '산다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또 한 분은 내가 공부를 계속해야 할지 말지 망설이고 있을 때 상담을 해주셨던
분입니다. 그 분 역시 무엇보다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한, 마음까지 따뜻해지는 충고였습니다. 그 분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충실하게 하며 사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부모님에게 학비 부담을 지우는
것이 두려워 주저하고 있던 저를 꿰뚫어보셨던 겁니다.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일이란, 하느님이 자신에게 부여한 사명일 것입니다. 그 분
덕분에 저는 진학을 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것이 과연 내 인생에 한 획을 그을 만큼
유익했는지 자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은 과거에 나를 소중히
여겼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한 자신, 이것은 평생을 걸려 찾아야 하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찾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대철학자 공자도 "나 아직 생을 모르오"하고
말했으니까요.
위인이라 일컬어지는 사람들의 위대한 일생을 흉내낼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그리고
흉내낼 수도 없습니다. 하지만 가장 자기답게 사는 것이 진정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는
일이라면, 최선을 다해 그렇게 살겠다고 결심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평소의 자신을
되돌아보면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겠지만, 그럴수록 더욱 노력해서 진정한 자신을
찾아야 합니다.

13. '나'의 탄생과 존재에 감사하자

지금 이 세상에 존재하는 생물들은 모두 탄생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자신의 역사'를
등에 지고 있습니다. 인간같이 고도로 진화한 생물에서부터, 세균처럼 단순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은 똑같은 길이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무대 뒤에는 한 번도 끊어진 적이 없는 '생명의 역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굉장하다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어떤 생명체든 만약 어느
단계에서 다른 동물에게 먹혔거나 질병으로 인해 자손을 남기지 못했더라면, 그것으로
더 이상 자신의 유전자는 영원히 전하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얘기를 하나 해드릴까요?
어떤 사람이 생명 탄생이 일어나는 확률을 계산했습니다. 그랬더니 생명이 지구상에
우연히 탄생할 확률은, 침팬지가 타자기를 아무렇게나 치다가 셰익스피어의 명작을
그대로 쳐낼 확률보다 낮다고 합니다.
가령, 그 유명한 햄릿의 말 'To be or not to be'가 있지요. 침팬지가 장난으로 그
처음 단어 'T'와 'O'를 칠 확률은 알파벳 26글자 * 0.5입니다. 이렇게 계산하다 보면,
이미 이 문장만으로도 천문학적 숫자가 됩니다. 그러니 한 작품을 만들 확률은 제로가
몇 개 붙는지 도저히 실감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이 계산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차치하고라도, 아무튼 이 지구상에 생명이 태어나
자란 배경에 굉장한 역사가 숨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식으로 유추해 보면, 현재 자신이 여기 존재한다는 사실 자체가 눈이 아득할
정도로 낮은 확률과 오랜 투쟁의 역사 끝에 살아남은 결과라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개복치'라는 이름의 물고기는 한 번에 무려 1억에서 2억의 알을 낳는데, 그
중에서 어른이 되어 다음 세대에 자손을 남기는 것은 몇 마리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개복치와 인간은 다르잖아? 사람은 그런 식으로 많이 죽지는 않아요' 하고
생각할지 모릅니다. 분명 인간이 태어난 후 죽는 확률은 그보다는 훨씬 낮습니다.
하지만 정자와 난자가 수정될 때의 확률은 개복치 이하입니다. 난자와 어떤 특정한
정자가 만날 확률은 대개 1억 분의 1 이하이니까요. 정자가 조금만 달라도 지금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얼굴과 성격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인생은 단순히 자기만의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스칼은 인간이 무한하게 작은 것과 무한하게 큰 것 중간에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모든 생물은 무한의 과거를 짊어지고, 무한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존재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14. 혼자 있을 때 그 사람의 진면목이 드러난다

한 동화 작가가 쓴 "아이누 마을의 휘파람"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아주 오래 전에
읽은 책이라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여기에 잠시 내용을 소개합니다.
한 소년이 강가에서 연어를 잡고 있었습니다. 한데, 마을의 장로였던 노인에게 그만
들키고 말았습니다. 소년은 노인에게 애원합니다.
"아무도 보지 않으니 눈감아 주세요."
하지만 노인은 다음과 같이 말하며 단호히 거절합니다.
"넌 아무도 보지 않는다고 하지만, 내가 보고 있지 않느냐? 아니, 너 자신도 보고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느님이 내려다보고 계시다."
대화의 내용은 대충 위와 같습니다. 그때 내 가슴에 파고든 것은 '하느님이 보고
계시다'는 말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일을 할 때 하느님이 내려다보고 있다고 생각하고 행동한 적이
있습니까? 대부분 우리들은 그런 생각을 않고 삽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도덕 기준은
곧잘 보기 싫으니까, 부끄러우니까, 남의 눈이 두려우니까 하는 정도일 것입니다.
그래서 간혹 남이 보고 있지 않으면 무슨 짓을 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행동하지요.
하지만 실은 아무도 보고 있지 않을 때 그 사람의 진정한 가치가 드러나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경우, 판단하는 사람은 바로 자기 자신이지요.
'하느님'이라는 종교적이고 형이상학적 가치관은 갖지 않더라도 자신의 양심이 지켜
보고 있다는 생각만은 잊지 말아야 합니다. 그를 위해서는 자신의 가치 기준을 늘
돌이켜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사람이란 부족한 존재이기에 늘 세상의 건전한
상식과는 터무니없이 동떨어진 기준을 세울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가치관이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을 뜻한다며 뭐든 제멋대로 하려고
하는 학생들을 종종 봅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만의 개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사람에 따라 가치관은 다릅니다. 하지만 그 차이는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안 될 경우, 주위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어이없어 합니다.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건
본인뿐이죠.
중학교 시절, 교과서와 노트를 책상 위에 펼쳐 놓고 몰래 만화책을 본 적이
있습니다. 어머니가 들여다보러 오시는 기척이 있으면 얼른 책을 감추고 공부하는
척했지요. 어머니는 그것도 모르시고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하면서 간식을 놓고
가시기도 했습니다. 이 버릇을 고치느라 참으로 오래 걸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지난번 제 책상 위에 살짝 꽃을 놓아 두고 간 학생이 있었습니다. 그
학생은 내가 지금 말하고자 하는 일을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입니다.

15. 자신의 얼굴에 책임을 져라

자기 얼굴에 책임을 지라는 말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얼굴을 어쩌란 말이냐고
반박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서도 모두들 날마다 거울을
들여다봅니다. 개중에는 화장을 하거나 눈썹을 예쁘게 손질하는 학생들도 있지요.
내가 오늘 말하고 싶은 건 '얼굴 윤곽이 예쁜' 미인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물론
미인이면 세상을 사는 데 도움이 되겠지요. 그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오늘의
테마는 그것과는 약간 다릅니다. 조금이라도 친근감이 있는, 부드럽고 온화한 얼굴이
되자는 것이니까요. 심술궂고 짜증스런 표정으로 가득한 얼굴은 곤란합니다.
얼굴의 기본적인 윤곽은 대개 유전에 의해 정해집니다. 그러나 표정, 눈짓, 얼굴
전체에서 발하는 빛과 같은, 그 사람에게서 풍기는 분위기는 인격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조직 폭력배 같은 사람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은 가까이 가기에도
무서운 눈초리를 하고 있지요. 그건 평소의 언행으로 얻어진 결과일 것입니다.
잘은 모르지만, 살인을 많이 하면 눈의 동공이 작아진다고 합니다. 그래서 눈초리가
날카롭게 보이는 모양입니다. 그러고 보니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16세기에서 17세기
일본의 전설적 무사--옮긴이)의 자화상에는 확실히 동공이 작게 그려져 있었습니다.
그는 많은 사람을 죽였지요.
어쨌든, 대부분의 사람들은 겉모습을 가꾸는 데에만 신경을 씁니다. 여성들이 화장을
하는 것도 겉모습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서지요. 여러분 가운데에도 항상 거울을
마주하고 노려보거나 눈썹 모양을 예쁘게 만들려고 하나씩 뽑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이런 외면적인 얼굴은 사람을 빛나게 하는 매력이 없습니다.
이제, 내면적으로 풍기는 분위기로 만들어진 얼굴을 생각해 보기로 합니다.
내면적인 아름다움을 지니기란 참으로 어렵습니다. 내면의 성숙은 화장과는 달리
효과가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경우가 매우 적습니다. 공부를 조금 했다고 해서 금방
영리해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멋진 삶을 영위하는 사람의 표정은 어딘가 다릅니다. 눈빛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만족스런 삶을 향유하고 있거나 희망을 갖고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이 나기 마련입니다.

16. 나만의 키워드를 찾자

여기서 말하는 키워드란 '자기 나름의 입장'이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겠습니다.
좀더 설명하자면, 입학 시험 같은 데서 면접을 받거나 소논문 시험이 있을 때,
해답을 찾는 포인트는 자기 나름의 생각하는 관점, 또는 착안점입니다. 나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는 여기서 그 관점을 키워드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신의 키워드를
찾아봅시다.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라 좀 쑥스럽지만 대학입학 때였습니다. 입학 시험 가운데
면접과 소논문이 있었습니다. 그 무렵 나는 자연보호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매일 집
근처 산에 오르면서 꽃이나 새의 관찰을 하느라, 이른바 수험 공부라고는 하나도 하지
않았지요. 그 무렵에는 진심으로 자연을 지키겠다는 비장한 결심을 하고 있었습니다.
나는 면접 때도 그런 내용을 중심으로 말했습니다. 면접을 하던 선생님으로부터 "왜
이 학교와 이 학부를 선택했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평소부터 생각하던 자연 보호에
대한 의견을 말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에 대한 열정을 토로했습니다.
소논문에서도 제시된 테마는 자연 보호와 딱히 관계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나는
억지로 꿰어맞추는 식으로 나가다가 마지막에는 전부 자연 보호 이야기로 끌고가
버렸습니다.
합격한 것이 그 때문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내 나름대로 해야 할 일을 한
듯한 만족감이 있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
덧붙여 아들이 고교 입학시험을 치를 때의 이야기.
면접 선생이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학생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예, 끈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군요. 그러면 가장 나쁜 점은 뭐라고 생각합니까?"
"예, 지나치게 끈질긴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면접 선생은 아들의 대답에 웃었다고 합니다. 이 경우도 '일관된 입장'이라는
키워드를 사용한 것이 확실합니다. 이 입장이 적중한 건지 아무튼 아들은 어찌어찌
합격했습니다.
누군가와 좀 길게 이야기하다 보면 그 사람이 평소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가치관을
갖고 있는가를 어느 정도는 알게 됩니다. 나쁜 점은 감추어 두면 잘 보이지 않지만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의 장점은 저절로 가슴에 와닿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분명
나름대로 이야기에 힘이 들어 있고 박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에너지는 갑자기 만들어지는 게 아닙니다. 일상적인 훈련이라고 할지, 아무튼
계속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어떻습니까. 여러분? 지금부터 자기 나름대로의 키워드를 찾아둔다면요. 그리고
그에 대해서는 누구에게도 지지 않겠다는 각오로 연마해 두십시오. 인생의 어느
시점에선가 분명 여러분에게 도움을 줄 것입니다.

17. 시간 도둑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미카일 엔데의 유명한 작품 "모모"를 읽은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시간 도둑'이라는
부제가 붙어 있지요.
1년여 전, 내게 진로 상담을 하러 온 학생이 있었습니다. 고3 여름이었습니다. 지금
시점에서는 충고할 말이 없으니, 할 수 있는 만큼만 하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겨울
방학이 가까울 무렵 그 학생은 다시 나를 찾아왔습니다.
"선생님, 아무리 열심히 해도 시간이 모자라요. 끝내야 할 과목을 계산해 보니
입시까지는 절반밖에 끝내지 못할 것 같은데, 선생님, 전 어떻게 하면 좋아요?"
어떻게 할지를 물어 봐야 이미 때는 늦었습니다.
그녀는 그때까지는 느긋하게 적당히 시간을 보냈던 것입니다. 목적도 아무 것도
없이 그저 친구와 왁자지껄 노는 재미에 시간 가는 중 모르고,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돌아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시간 낭비, 이것이 결국 엔데가 말하는 '시간 도둑'이
아니겠습니까. 시간을 야금야금 훔친 도둑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입니다.
문득 어제의 나를 생각해 봅니다. 저녁에 집에 돌아가서 아무 생각 없이 텔레비전을
켜고, 피곤하다며 아무 의미도 없는 프로그램을 아무 생각 없이 봅니다. 그러는 동안
한 잔 하고 싶어져서 술을 한 잔 마십니다. 이 한 잔에 의해 기분이 호탕해져서 두 잔,
세 잔으로 거듭됩니다. 저녁을 먹고 욕조에 몸을 푹 담그면 나른하게 졸음이 오고,
그것으로 그날의 일과는 끝입니다.
다음날 아침 아, 어제 저녁 시간을 또 헛되이 보냈구나. 좋아, 오늘은 뭔가 해 보자.
그러면서 다시 똑같은 일을 반복합니다. 시간 도둑이 사실은 자신이라는 것을 이럴 때
깨닫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고대 로마의 철인은 다음과 같은 의미의 글을
남겼습니다.
"누구나 돈이나 물건은 아까워하며 남에게 주려고 하지 않는다. 그런데 시간만은,
가장 귀중한 시간만은 정말 인심 좋게 뿌리고 다닌다."
그런 내용이었다고 기억합니다. 매일 그런 생활을 해야 되겠습니까? 매일 반성만
하는 동안 인생은 끝나 버립니다. 젊음이 먼 과거가 되었을 때 한탄해 봐야 때는
늦습니다. 모모는 이렇게 가르쳐 줍니다. '아주 약간의 용기'만 있으면 그것은 극복할
수 있다고요.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인생을 보내고 싶다. 먼 곳을 바라보면서 이런 이야기를 한
노인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이 세상에 없습니다.

18. 거울에 자기의 본성을 비춰 보자

모리노부라는 작가를 알고 있습니까? 이미 작고했지만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10년 동안은 일해서 돈을 모으고, 그 후 10년 동안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내는, 매우 독특한 인생을 산 사람입니다. 이 사람이 "홍당무"라는 명작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인상적이었기에 소개합니다.
그 명작은 어떻게 탄생했는가? 그것은 작가가 어릴 때 따돌림을 당하던 아이였기에
가능했습니다. 사람은 자기보다 약한 입장에 있는 사람을 괴롭힐 때 그 본성이
드러납니다.
작가는 자신을 괴롭히는 사람의 본성을 관찰하며,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작품이 "홍당무"입니다.
여러분도 거울에 비친 겉모습의 자신이 아니라 본성을 잘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상대를 무시할 때, 무시하는 사람의 가장 추한 모습이 그곳에 드러납니다.
거울을 생각해 봅시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지?" 하고 물은 왕비는 백설공주라는
대답에 화를 내지요. 저는 이런 식으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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